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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스마트 농업시대의 병해충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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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5. 26. 18:03

농산물안전성부 이상만 부장
이상만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산물안전성부장
몇 년 전,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해 맥도날드에서 토마토 없는 햄버거가 등장했다.

당시 토마토 가격은 전년 대비 65% 이상 상승했다. 올해 2월 농민신문은 기후변화로 인한 식자재 수급 불안정에 대응하는 외식업체의 새로운 전략인 '헤징 메뉴'를 소개하며 그 예로 토마토 없는 햄버거, 참치 없는 초밥 등을 들었다.

2021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식물 병해충의 지리적 분포와 강도를 재편하고 있으며 매년 병해충으로 세계 농업 생산량의 20~40%가 손실된다고 한다.

2022년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는 온난화로 인해 해충의 북방 확산이 가속화되며, 유럽 동아시아 등 온대 지역에서 병해충 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스마트팜이 주목받고 있다. 노지재배에 비해 시설재배는 환경제어로 병해충 관리의 어려움을 줄일 수 있지만 한번 병해충 피해가 발생하면 시설 전체로 피해가 커질 위험이 있다.

그러하기에 시설재배 병해충 관리의 스마트화와 이를 통한 정밀한 환경제어는 성공적인 농업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변화무쌍한 기상 요인, 다양한 작물과 재배 환경의 변화, 이들 2가지 요인과 결합한 병해충의 발생 예상과 대응이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다. 병해충 관리의 스마트화와 데이터의 중요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날로 심해지는 병해충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보통신과 AI 기술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먼저, AI 기술을 활용한 '농작물 병해충 영상진단·처방 앱'의 대국민 서비스를 2024년 9월부터 개시했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 농작물의 병해충 증상을 촬영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진단 결과와 방제약제를 추천해 주는 시스템이다.

현재 31개 작물, 182종의 병해충에 대한 진단이 가능하며, 2030년까지 139개 작물, 1139종의 병해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음으로, AI 기반의 '무인 예찰 포획 장치(스마트 트랩)'를 개발해 병해충 예찰의 자동화와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트랩에 유인된 해충의 이미지를 AI가 분석하여 해충의 종류와 개체 수를 자동으로 판별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는 파밤나방 등 3종에 적용되고 있는데 2025년부터 신기술 보급 사업으로 현장에 보급하면서 해충 예찰의 무인화 시대를 견인할 계획이다.

또 데이터 기반의 로봇·드론 활용 농약 정밀 살포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제, 운반,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완전 무인 방제 로봇 기술은 작업 시간 40% 단축과 방제 효과 15% 향상의 효과가 있다.

드론이 논을 저공 비행하며 프로펠러에서 발생하는 하향풍으로 약제를 벼 아랫부분까지 골고루 침투시켜 방제 효과를 높이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10분에 1.2ha 작업이 가능해 3명이 방제기로 5시간을 작업해야 하는 양을 대체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기술들은 이제 정밀도를 높이면서 패키지화되어 농업 현장에 보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정부 정책 수립과 함께 연구개발의 방향성 정립이 필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정보통신 분야와 인공지능 분야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민관협력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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