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처한 현실 호소...정책 제안 자료집 전달
총무원장 연임제 도입에 대한 논의 시작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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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은 26일 서울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3층 법륜사 대불보전에서 '종단 운영과 관련된 통합종책회의'를 개최했다.
전국 종무원장 및 주지들과 본격적인 종책회의를 하기에 앞서 태고종은 여시아문 신수봉행(이와 같이 들었다, 들은 가르침을 믿고 받아 실천한다)'란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김민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김영배·위성곤·이수진·곽상언·김동아·김상욱·박희승 의원 등 민주당 선대위 불교본부가 동석했다.
태고종에서는 총무원장 상진스님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장 시각스님, 호법원장 구산스님, 교육원장 재홍스님, 행정부원장 능해스님, 전국종무원장협의회장 지허스님과 지역종무원장, 태고총림 선암사 주지 승범스님, 신촌 봉원사 주지 현성스님 등 종단의 주요 스님이 대거 참석했다.
대선을 앞두고 의회를 장악한 다수당의 국회의원 여러 명을 불러서 민원을 제기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일은 태고종 역사상 보기 드문 일이다.
이날 태고종 스님들은 작심한 듯 속에 쌓아둔 어려움과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총무원장 상진스님은 "납골당 규제 제한은 사찰이 수행하는 신행 및 국민의 종교문화적 수요를 반영하는데 제약이 되고 있다"면서 "현재 5000기로 제한된 사찰 납골당에 대한 규제를 폐지·완화해 국민들의 장례문화 선택권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중앙종회의장 시각스님은 "대한민국 헌법은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를 명시하고 있다. 국가 역시 특정 종교에 편향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특정 종교를 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선암사 주지 승범스님 또한 "태고종 하나뿐인 총림인 선암사지만 100여 명 수용할 공간 하나 없다. 보물이 15점인데 성보박물관이 변변치 않아 성보는 연탄처럼 쌓여 있다"면서 "다른 천년고찰은 보수가 잘 돼서 말만 천년고찰인데 선암사는 정말로 천년고찰"이라고 성토했다.
태고종은 또한 '2025 국민을 위한 정책 자료집'을 민주당 선대위 불교본부에 전달했다. 정책 자료집에는 △사찰 중심 실버스테이 시범사업 추진 △납골당 규제 완화 △종교문화시설 건립 예산지원 확대 △불교문화유산 보존 지원 활성화 △공공기관 종교편향 방지 △영산재 국내외 초청공연 정례화 및 예산 확보 △종교문화행사 지원 강화 △국가유산 유형별 인사·예산·조직 비례성 원칙 규정 등의 정책들이 담겼다.
이에 김민석 의원은 "이재명 후보와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우리는 집권하면 정책을 내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 관계자들과) 협의해서 위로 올려보내는 방식을 취하려고 한다"며 향후 태고종과 민주당의 정기적인 교류를 약속했다.
이어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문화의 뿌리인 불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제안된 정책들이 우리 국민을 위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간담회 직후 열린 전국교구종무원장 회의 겸 통합종책회의에서는 총무원장 연임제 도입을 두고 공개 논의를 시작했다. 종단의 큰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현재의 4년 단임제 총무원장 제도는 현실성이 없고 연임이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 때문이다. 이로써 총무원장 연임제 도입을 다룰 태고종 종헌 개정 논의는 오는 9월 중앙종회 상정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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