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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싱 피해액 1년 새 50배 급증…대출 편취형 진화에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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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5. 05. 30. 13:39

정보기술 악용한 치밀한 수법에 개인 금융까지 노출
기기 해지·명의 도용·계좌 이체까지 일사천리

문자 메시지를 통해 단순히 소액을 노리던 스미싱 범죄가 고도화된 정보기술을 무기 삼아 국민 금융생활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 악성앱을 유도 설치한 뒤 금융정보를 탈취하고, 피해자 명의로 수천만 원대 대출까지 실행하는 '대출 편취형 스미싱'이 기승을 부리면서 실제 피해 규모도 폭증하고 있다.


29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따르면 지난해 스미싱 범죄 발생 건수는 2020년 822건에서 4396건으로 약 5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피해액은 2020년 11억원에서 2024년 546억원으로 약 50배나 증가했다.

실제 피해 사례도 심각하다. 지난달 24일 한 SK텔레콤 휴대전화 이용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새로운 전화가 개통되고 은행 계좌에서 5000만원이 빠져나가는 피해를 입었다. 60대 남성 A씨는 같은달 22일 자신이 쓰고 있던 SK텔레콤 휴대전화가 갑자기 먹통이 돼 대리점과 수리센터를 찾았다가 자신도 모르게 휴대전화 계약이 해지된 뒤 자신의 명의로 KT 알뜰폰이 개통된 사실을 알게 됐다. 같은 날 A씨의 계좌에서 5차례에 걸쳐 5000만원이 모르는 사람에게 이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경찰은 해당 사건이 SK텔레콤 정보 유출 사고가 아닌 휴대전화 기기에 대한 스미싱 공격에 따른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지난해 9월 베트남에 거점을 두고 '스미싱'으로 100억원 상당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베트남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국내 조직원들과 함께 모바일 청첩장, 택배 알림 문자(스미싱)와 자녀 사칭 문자(피싱)를 전송해 피해자 230명으로부터 약 100억원 상당을 받아 챙겼다.

당시 A씨 등은 베트남 사무실에는 총책 아래 해외 관리책 등을 두고 대출광고를 하며 범행에 사용할 휴대전화 유심과 대포통장을 모집했으며 국내 사무실에는 여러 조직원을 통해 모집한 유심과 계좌정보 등을 이용해 돈을 이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가로챈 돈을 도박사이트, 가상계좌 등을 통해 세탁하는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수신자의 휴대전화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거나 개인정보 유출을 하게 만드는 사기 수법이다. 이 앱은 주소록, 문자, 인증서, 심지어 금융앱 접속 정보까지 탈취할 수 있다. .

이처럼 스미싱 범죄 피해액이 급증한 배경에는 단순 소액 탈취에서 벗어나, 금융기관을 통한 '고액 대출 편취형' 범죄로 진화한 구조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보안 앱으로 위장하거나, 진짜 앱 위에 가짜 화면을 덧씌우는 오버레이 방식도 활용돼 사용자가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기범들이 최신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치밀하게 시나리오를 짜고, 이를 통해 청첩장, 부고장, 가족의 사고나 납치 등 다양한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인다"며 "새로운 범행 수법이 나올 때마다 이를 국민에게 반복적으로 알리고 경각심을 줄 수 있는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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