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개봉에도 기상천외한 액션과 타율 높은 웃음으로 호평 이끌어내
유아인 출연 분량은 거의 손대지 않아…"작품에 나쁜 영향 미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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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베일을 벗은 '하이파이브'는 의문의 인물에게 장기를 이식받고 초능력자로 거듭난 태권소녀 '완서'(이재인)와 작가 지망생 '지성'(안재홍) 등 5명의 평범한 남녀가 자신들처럼 장기를 이식받고 초능력을 얻은 사이비 종교 교주 '영춘'(신구·박진영)에 맞선다는 내용의 코믹 액션물이다. 2021년 하반기 일찌감치 촬영을 마쳤지만, 극중 '기동' 역을 연기한 유아인의 마약류 투약 논란으로 개봉이 미뤄지는 등 오랜 시간 창고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에도 상영 초반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개봉일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38만334명을 불러모아,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37만874명)의 독주를 간발의 차로 저지하며 상영 첫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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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의 흥행 부진이 영향을 미친 건 전혀 아니었지만, 제가 다른 감독님들의 작품을 볼 때처럼 '관객들도 내 초기작 같은 차기작을 보고 싶어하지는 않았을까' 싶었어요. 영화에 대한 제 진심과 열정을 어떤 스타일의 캐릭터들로 관객들에게 전달하느냐가 더 중요해진 이유였는데,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주에서 온 초능력자보다는 허술하고 모자라기 짝이 없지만 인간적이고 정이 넘치는 초능력자들에게 마음이 끌리더라고요."
새내기 이재인을 주연으로 내세웠지만 출연진의 연기 호흡이 아주 중요한 작품인 만큼, 팀 플레이에 익숙한 실력파 배우들의 캐스팅 여부가 성공의 관건이었다. 사적으로도 오랜 인연을 지닌 안재홍을 시작으로 라미란·김희원·오정세·박진영에 원로 배우 신구까지 합류하면서 다행히 고민은 쉽게 해결됐고, 이들 덕분에 길고 긴 후반 작업에서 VFX(시각특수효과) 등 기술적 부분에 더 많은 신경을 기울일 수 있었다.
이처럼 과정과 출발 모두 비교적 만족스럽지만, 아픈 손가락은 여전히 남아 있다. 원톱 주연작들의 출연 제의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평소 앙상블 영화에 출연하고 싶었다"며 팀의 일원으로 선뜻 합류했지만, 자신의 과오로 홍보에서 배제된 유아인이다. 강 감독은 "그(유아인)의 출연 분량을 손대면 다른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작품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 같아, 관객들이 불편해할 만한 아주 미세한 부분을 빼고는 편집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한 뒤 "최근 유아인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승부'의 감독에게 그랬듯이 내게도 송구한 마음을 밝혔다. 여기까지만 얘기하겠다"며 매우 조심스럽게 유아인의 근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