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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철 감독 “‘하이파이브’는 어릴 적 열광했던 순도 100% 오락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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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5. 06. 03. 14:53

장기 이식으로 초능력 얻었지만 사용처 모르는 동네 사람들이 주인공
지각 개봉에도 기상천외한 액션과 타율 높은 웃음으로 호평 이끌어내
유아인 출연 분량은 거의 손대지 않아…"작품에 나쁜 영향 미칠 수도"
강형철 감독(지면용)
강형철 감독은 영화 '하이파이브'의 홍보를 위해 지난달 29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개봉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동료들이 있어 힘들지 않았다"며 "최근 살 빠졌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열심히 운동한 결과이지 마음고생을 해서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제공=뉴(NEW)
영화 '하이파이브'로 무려 7년만에 돌아온 강형철 감독은 의외로 편안해 보였다. 데뷔작 '과속스캔들'부터 '써니'와 '타짜: 신의 손'까지 내리 성공 가도를 달렸지만 직전 작품인 '스윙키즈'로 난생 처음 뼈 아픈 흥행 실패를 겪은 강 감독은 '하이파이브'의 홍보를 위해 지난달 말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모든 영화는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를 수반한다. '스윙키즈'도 내겐 그렇다"면서 "'하이파이브'는 개봉까지 난항을 거듭했지만, 늦게라도 극장이란 제 자리를 찾은 것 같아 그저 다행이고 행복할 뿐"이라고 그동안의 심경을 차분하게 털어놨다.

지난달 30일 베일을 벗은 '하이파이브'는 의문의 인물에게 장기를 이식받고 초능력자로 거듭난 태권소녀 '완서'(이재인)와 작가 지망생 '지성'(안재홍) 등 5명의 평범한 남녀가 자신들처럼 장기를 이식받고 초능력을 얻은 사이비 종교 교주 '영춘'(신구·박진영)에 맞선다는 내용의 코믹 액션물이다. 2021년 하반기 일찌감치 촬영을 마쳤지만, 극중 '기동' 역을 연기한 유아인의 마약류 투약 논란으로 개봉이 미뤄지는 등 오랜 시간 창고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에도 상영 초반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개봉일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38만334명을 불러모아,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37만874명)의 독주를 간발의 차로 저지하며 상영 첫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하이파이브 지면용
지난달 30일 개봉한 '하이파이브'는 장기를 이식받고 나서 초능력을 얻게 된 태권소녀 '완서' 역의 이재인(맨 왼쪽부터 차례로)과 김희원, 라미란과 안재홍 등 출연진의 연기 화음이 돋보이는 코믹 액션극이다./제공=뉴(NEW)
강 감독이 '하이파이브'의 본격적인 구상에 돌입한 건 '스윙키즈'를 끝내고 나서였다. 어린 시절 비디오 대여점에서 느꼈던 설렘을 다시 만끽할 수 있는, 만화처럼 재미있는 순도 100%의 오락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그때쯤 단짝 프로듀서에게 오래 전 전해 들었던 '초능력자에게 장기를 이식받는 이야기'가 떠올랐고, 후줄근한 트레이닝복 차림의 동네 사람들이 장기를 이식받고 얼떨결에 초능력자가 됐지만 초능력을 어디에 쓸 줄 몰라 좌충우돌하는 내용으로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전작의 흥행 부진이 영향을 미친 건 전혀 아니었지만, 제가 다른 감독님들의 작품을 볼 때처럼 '관객들도 내 초기작 같은 차기작을 보고 싶어하지는 않았을까' 싶었어요. 영화에 대한 제 진심과 열정을 어떤 스타일의 캐릭터들로 관객들에게 전달하느냐가 더 중요해진 이유였는데,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주에서 온 초능력자보다는 허술하고 모자라기 짝이 없지만 인간적이고 정이 넘치는 초능력자들에게 마음이 끌리더라고요."

새내기 이재인을 주연으로 내세웠지만 출연진의 연기 호흡이 아주 중요한 작품인 만큼, 팀 플레이에 익숙한 실력파 배우들의 캐스팅 여부가 성공의 관건이었다. 사적으로도 오랜 인연을 지닌 안재홍을 시작으로 라미란·김희원·오정세·박진영에 원로 배우 신구까지 합류하면서 다행히 고민은 쉽게 해결됐고, 이들 덕분에 길고 긴 후반 작업에서 VFX(시각특수효과) 등 기술적 부분에 더 많은 신경을 기울일 수 있었다.

이처럼 과정과 출발 모두 비교적 만족스럽지만, 아픈 손가락은 여전히 남아 있다. 원톱 주연작들의 출연 제의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평소 앙상블 영화에 출연하고 싶었다"며 팀의 일원으로 선뜻 합류했지만, 자신의 과오로 홍보에서 배제된 유아인이다. 강 감독은 "그(유아인)의 출연 분량을 손대면 다른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작품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 같아, 관객들이 불편해할 만한 아주 미세한 부분을 빼고는 편집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한 뒤 "최근 유아인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승부'의 감독에게 그랬듯이 내게도 송구한 마음을 밝혔다. 여기까지만 얘기하겠다"며 매우 조심스럽게 유아인의 근황을 전했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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