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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로저스 李지지 소동…대필된 초안 ‘지지’ 내용에 분명한 난색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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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솔 기자

승인 : 2025. 06. 02. 11:45

‘지지한다’ 내용 담긴 초안에 난색 표한 짐 로저스…“이재명, 잘 알지 못한다”
‘지지→주목’ 바뀌자 동의…짐 로저스 측 “사실무근,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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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 /김진향 SNS
짐 로저스 회장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지지 선언 소동과 관련해 대화내역(위챗)이 공개됐다. 내역에 따르면 짐 로저스 회장은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초안에 난색을 표하며 '주목'한다는 수정안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송경호 교수 등은 2일 논란이 되고 있는 짐 로저스 회장의 이 후보 지지선언 소동과 관련해 "사실"이라며 이 같은 대화내역을 공개했다.

송 교수는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봉사했던 영국의 송경호 교수다. 급박히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짐 로저스 회장과 최근 위챗 소통을 시작했다"며 "이 와중에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우리의 공동 목표인 대북투자 기회에 접근성이 커질 것에 동의 했다. 회장께선 내게 이 후보 지지를 위한 초안 작성을 부탁했고 두 어번의 수정을 통해 최종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대선 후보 지지선언 게재 불가라는 언론상황에 봉착해 급히 개성공단 기업대표와 공동 지지선언을 했다"며 "모 신문사에서 회장 지지선언에 대한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접촉해 미국국적인 회장이 곤궁에 빠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회장과 소통한 내역을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소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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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송경호 교수가 2일 공개한 짐 로저스 회장과의 대화내역(위챗).
◇ '지지한다' 내용 담긴 초안에 난색 표한 짐 로저스…"이재명, 잘 알지 못한다"

송 교수는 지난 5월 25일 짐 로저스 회장에게 "대선이 코앞이다. 이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흐름에 힘을 더해주실 생각이 있는가"라며 간단한지지 메시지·인터뷰 등을 요청했다. 이에 짐 로저스 회장은 "한반도 문제에 늘 관심이 있다. 언제든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돕고 싶다"고 호응했다. 더불어 짐 로저스 회장은 안전을 위해 송 교수에게 직접 초안을 작성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송 교수는 다음 날인 26일 초안을 짐 로저스 회장에게 전달했다. 초안을 살펴보면 '이 후보를 지지한다',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는 용기와 비전을 가진 지도자다', '특히 그는 실용주의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이 후보는 현실적인 해법이 될 것', '(대한민국 문제와 관련)이 후보가 전환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으며 현실화 할 수 있는 실천적 역량과 의지를 갖춘 인물이라 믿는다' 등 확실히 이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들이 담겼다.

이를 두고 짐 로저스 회장은 "외국인이 말하는 것치고는 너무 강한 표현이 아닌가"라고 난색을 표했고 송 교수는 "맞는다"며 "수위를 낮춰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했다.

짐 로저스 회장은 "난 분명히 한국에 깊은 관심이 있다"면서도 "사실 그분(이 후보)을 잘 알지는 못한다. 누군가 그 점을 지적하게 되면 좋지 않을 수도 있겠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지지→주목' 바뀌자 동의…짐 로저스 측 "사실무근,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것"

이후 같은 날 수정된 초안이 짐 로저스 회장에게 전달됐다. 문제가 될만한 직접적인 이 후보에 대한 지지내용은 빠졌다. 수정된 초안을 살펴보면 '이 후보의 실용적 접근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국익만이 존재한다는 원칙과도 상통하는 태도다' 정도로 절제됐다. 이에 짐 로저스 회장은 "감사하다. 이 내용 좋다"며 동의했다.

송 교수는 "(짐 로저스)회장의 입지를 강력하게 부각시키고 동시에 이 후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믿고 있다. 물론 회장께서 동의해 주신다면"이라며 "김 전 이사장과 개성공단 대표 회장들과 이 후보 지지·한반도 평화 기원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추가로 말씀하실 내용이 있다면 언제든 알려달라"고 전했다.

이에 짐 로저스 회장은 "한반도 평화에 깊은 관심이 있다"며 "그것이 실현된다면 세상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강력한 지지를 선언하는, 그것도 짐 로저스 회장이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닌 송 교수가 작성한 '1차 초안'에 대해선 짐 로저스 회장이 분명히 거절의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후 직접적인 이 후보지지 내용이 빠진 수정된 '2차 초안'에 대해 동의한 것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짐 로저스 측 관계자는 "회장님은 초안 작성 같은 것을 부탁하시는 분 아니다"며 "그런 일 없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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