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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200조’에도 제자리 멤도는 운용사 수익성…성장 제고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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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6. 04. 19:06

ETF 시장 2년 새 100조원 → 200조원 성장
시장 성장 比 운용사들 영업익 수준은 아쉬워
"테마형 상품 개발 및 공모펀드 직상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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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상장지수펀드(ETF) 200조 시장이 도래했음에도 자산운용사들은 주머니는 여전히 얇다.

무서운 속도로 ETF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운용사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보수도 낮기 때문이다. 국내 ETF 시장 규모가 꾸준히 커지기 위해선 운용사들의 수익성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업계에선 운용사별로 강점인 테마형 상품을 집중 개발해 이익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의 보수율보다 테마형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공모펀드 직상장 제도 도입으로 이익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직까지 운용사들 이익 대부분이 공모펀드에서 창출되고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을 통해 그간 위축돼 있던 공모펀드 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ETF 순자산총액은 199조8788억원으로 200조원 코앞까지 다가왔다. 지난 2023년 6월 100조원을 넘겼던 ETF 시장이 2년 만에 2배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ETF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건 일차적으로 거래 편의성 등 상품에 대한 장점이 부각되고, 여기에 맞춰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대형 운용사들 중심으로 상품들이 적극 출시된 덕분이다. 같은 기간 두 운용사의 점유율은 각각 38.6%, 33.6%다.

눈에 띄는 시장 성장세와 달리 국내 운용사들의 영업이익은 아쉬움을 남긴다. 일례로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 규모가 80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2021년 영업이익이 1039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는 1095억원 수준이었다. ETF 시장 규모가 급성장해도, 수익성은 제자리인 셈이다.

이는 ETF 상품 보수 자체가 낮을 뿐만 아니라 사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운용사들의 순자산총액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수준이다. 나머지 80%는 공모펀드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ETF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운용사들의 이익 성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성장 배경에는 상품 개발 및 마케팅 비용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각 사마다 강점으로 삼는 분야에 대한 테마형 상품을 개발할 것을 조언했다. 테마형 상품에 대한 보수율이 높기 때문에, 운용사들 입장에선 경쟁력과 수익 모두를 확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한화자산운용의 대표 테마형 상품인 'PLUS K방산'을 예로 들면, 해당 ETF 보수는 0.45% 수준이다.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PLUS 미국S&P500성장주' 보수인 0.0062%와 비교하면 약 70배 높다.

공모펀드 시장을 다시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전히 운용사들의 많은 수익이 공모펀드에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ETF 시장이 커지면서 그간 공모펀드 시장은 다소 위축됐는데, 업계에선 직상장 제도를 통해 이를 개선시켜 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협회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 공모펀드 직상장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공모펀드 시장이 과거에 엄청 컸고 아직까지 대부분 운용사들의 '캐시카우'로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재는 시장이 정체돼 있는 상태"라며 "다시금 성장 동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직상장 제도 도입이 필요하고, 수익 성장을 토대로 국내 ETF 시장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았고, 유동성 공급자(LP)도 잘 구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서 제도 도입이 현실화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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