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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37회 봉원사 영산재 봉행...‘정국 혼란 끝내고 화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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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06. 06. 18:42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봉원사 영산재 현충일 봉행
총무원장 상진스님 "새 정부 출범 맞아 국민 화합"
도올 김용옥 교수, 김동아 의원 "화합 정신 되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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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신촌 봉원사에서 열린 제37회 영산재에서 식당작법이 진행되는 모습./사진=황의중 기자
비상계엄 사태에서 조기 대선으로 이어진 혼란이 끝나고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대규모 영산재가 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봉원사에서 열렸다.

영산재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설법하시던 영산회상을 상징화해서 재현한 종교의식이다. 특히 한국불교태고종 서울 신촌 봉원사는 지난 30여 년 동안 영산재를 전승·시연해 왔다. 이로써 영산재는 1973년 국가무형유산로 지정됐으며,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봉원사는 현충일(6월 6일)을 영산재 날로 잡아 전몰자를 위로하고 세계평화와 국태민안을 발원해 왔다. 올해는 지난 4일 새롭게 출발하는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기원하며 '세계평화와 국민 대화합'을 발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가무형유산 영산재 보유자 구해스님, 영산재보존회장 현성스님(봉원사 주지) 등 영산재보존회 회원들과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 태고종 전국비구니회장 현중스님, 지역구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 김도형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 신도, 관광객 등 500여 명이 함께했다.

영산재는 오전 10시 타종과 함께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사천왕·팔부신중 등 호법성중(護法聖衆)을 청하는 '시련(侍輦)' 의식으로 시작했다. 이후 영가들을 부르는 '대령'에 이어 총림의 스님들이 설판재자가 준비한 공양을 받고 그 보답으로 법공양을 베푸는 '식당작법'이 오전 동안 이어졌다. 오후부터는 육법공양과 음성공양으로 등이 행해지는 '영산작법'과 영가에 공양을 베푸는 '시식', 재단에 모신 불보살과 영가 등을 돌려보내는 '봉송' 순으로 진행됐다. 봉원사 영산재는 다른 곳과 달리 약식이 아닌 조선시대 본래 방식에 가깝게 진행했다. 오후 6시까지 총 8시간이나 걸리는 긴 의례였지만 외국인은 물론 관람객들은 오후까지 자리를 지켰다.

총무원장 상진스님은 격려사를 통해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현충일을 맞이해 제37회 신촌 봉원사 영산재가 봉행됨을 태고종 총무원장으로서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영산재의 장엄한 범패와 무형문화재로서의 가치는 세대를 이어 전해져 온 우리 불교의 정신적 유산이며 인류의 정신문화에 기여하는 세계적 보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백 년을 이어온 이 전통 의식이 오늘까지 온전히 전승되고 있음은 바로 보존회와 봉원사 스님들께서 한결같은 신심과 정성으로 그 맥을 이어오셨기 때문이다. 이번 영산재는 단지 의례에 그치지 않고, 분열과 갈등을 넘어서 국민 모두가 하나 되어 평화와 상생을 향해 나아가자는 시대적 염원을 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의 혼란과 파탄을 수습할 새로온 정부의 출범에 맞추어 봉행되는 이번 영산재로 인해 모든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화합하는 희유한 공덕이 함께 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봉원사 주지 현성스님은 "고려시대부터 봉원사를 중심으로 전승돼 온 영산재는 부처님의 법화경 설법 장면을 재현하는 의식일 뿐만 아니라 국태민안과 세계 평화, 번뇌와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법회로 이어져 왔다. 산사에 울려 퍼지는 장중한 범패의 음성이 일상 속 고단함을 씻고 여러분의 삶에 평안과 행복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기원드린다"고 축원했다.

행사에 참석한 외빈들은 영산재 정신이기도 한 사회적 대화합을 기원했다. 김도형 문체부 종무실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는 태고종 관계자에게 감사를 표하며 치유와 화합을 기원했다. 도올 김용옥 교수는 태고종이 계승한 범패가 가진 장엄함과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앞으로 범패 속 화합 정신을 연구해서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산재가 담고 있는 사회적 메시지를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지속되면서 가자지구 어린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전쟁종식을 기원하는 영산재는 더욱 의미가 깊은 것 같다"며 "저부터 영산재의 이러한 정신을 받들어 정치 일선에도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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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이 태고종 신촌 봉원사에서 37회 영산재 축사를 했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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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재 참석 대중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봉원사 주지 현성스님./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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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재에서 행해지는 범패의 가치를 강조하는 도올 김용옥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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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의 축사./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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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작법 모습./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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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 의식에서 나비춤./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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