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비중 29.56%까지… 한 때 1위
"호실적 통해 고평가 우려 잠재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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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키움증권을 중심으로 잇따라 발생한 전산 오류 사태 등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타사 대비 헤비 트레이더(하루 거래량이 많은 투자자들)가 많은 회사 특성상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과거 발행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대한 오버행(대규모 주식 물량 출회) 우려도 존재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가 급등하고 있는 만큼, 리테일 강호인 키움증권의 실적도 우상향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적 펀더멘털이 떠받쳐 줄 경우, 주가와 관련한 고평가 우려도 사라질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증권에 대한 공매도 거래 비중은 이달 5일 기준 17.12%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대금 330억원에서 공매도 거래만 57억원어치 이뤄졌으며, 전체 유가증권시장 종목들 중에선 10위에 머물러 있다. 10위 내 종목들 중 증권업종은 키움증권이 유일하다. 특히 지난 4일에는 29.56%까지 거래 비중이 늘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앞서 키움증권 주가는 연초부터 이날까지 총 64.7% 올랐다. 대선 기간 동안 이재명 등 주요 후보들이 모두 '증시 부양' 의지를 내비치면서 수혜주로 부상한 영향이다. 상법 개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일부 해소시켜 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 중에서도 키움증권의 공매도 비중이 유독 큰 이유는 먼저 전산 오류 문제 때문으로 해석된다. 키움증권은 올해 들어 3차례 전산장애가 발생했으며, 지난 4월에는 이틀 연속 개장 직후 약 1시간 동안 매수·매도 주문 체결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는 곧 고객 신뢰 문제와 직결되는데, 업계에선 키움증권이 리테일 수익을 토대로 급성장했다는 점을 고려해 적잖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온라인 증권 거래가 막 활성화되던 시기, 키움증권은 낮은 수수료와 기술력 높은 시스템을 강점으로 내세워 헤비 트레이더들을 대거 끌어모았다"며 "이들의 경우 시스템 민감도가 높은 투자자들이기 때문에, 이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리테일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키움증권은 수수료 이익 대부분이 위탁매매 사업으로부터 발생하지만, 최근 5년간 위탁매매 수익을 살펴보면 뚜렷한 성장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해외 주식 거래에서도 토스증권에 추월당하는 등 리테일 강호로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지난 2021년 4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던 RCPS에 대한 오버행 우려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이는 얼마 전 키움증권의 주가가 보통주 전환가액인 15만417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RCPS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기대 수익을 노리고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발행주식이 늘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우상향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 주목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지수가 3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주가 지수가 우상향할수록 키움증권 실적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끼어있는 거품들도 사라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매도 비중 역시 최고점에서 소폭 줄어든 상태다(29.56%→17.12%).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비중이 늘어났다는 건 시장에서 너무 많이 올랐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최근 국내 주가 지수와 거래대금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고,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키움증권 입장에선 호실적을 통해 고평가 우려를 해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을 예측 가능한 주주친화 정책으로 대폭 강화하며 밸류업 프로그램 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