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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진드기 확산…26만여명 바이러스 감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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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승인 : 2025. 06. 10. 16:51

러 정부 피해 예방에 안간힘
숲·공원 통행 시 주의 당부
RUSSIA WEATHER <YONHAP NO-8217> (EPA)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주택가 호수 주변에서 시민들이 무더위 속 여가를 즐기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EPA 연합
아시아투데이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이달 초부터 낮 최고기온이 30℃를 웃돌면서 인체에 해로운 진드기가 기상을 부려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 전역에서는 올해 1~5월 26만600여명이 진드기에 물려 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총 310만여명에게 진드기 매개 바이러스성 뇌염 예방 접종을 실시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부가 진드기 피해가 많은 중부지역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약 90%의 살충제 살포를 완료한 상태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전염병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진드기가 많은 시기는 6~9월이다. 진드기에 물리면 근육통, 고열, 불쾌감 및 쇠약, 메스꺼움 및 구토, 복통 등을 겪을 수 있다. 사망률은 1% 미만인 것으로 보고됐다.

진드기에 물려 치료를 받은 사례가 가장 많이 지역은 스베르들롭스크와 키로프, 케메로보, 첼랴빈스크, 톰스크, 페름, 우드무르트 공화국 등으로 조사됐다.

진드기에 물려 검사를 받은 모스크바 주민 5000명 중 2%(100명) 정도가 진드기에 의해 전염되는 리케차성 질병 중 하나인 과립구 아나플라스마증의 원인균을 보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미생물은 야생 동물에 널리 분포하며 진드기를 통해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과 새에도 옮겨 붙고 뇌염과 보렐리아증 등 다양한 감염병을 부른다.

앞서 노보시비르스크 주민 2명이 진드기 매개 뇌염과 리케차증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극동 연해주에서도 최근 4명이 진드기에 물려 질병에 감염됐다.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러시아소비자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나조르)은 이번 진드기 확산이 시작된 뒤 2458명이 진드기에 물렸으며, 그중 664명이 미성년자라고 발표했다.

감염자 몸에서 추출된 진드기 1752마리 중 3마리(0.2%)에서 진드기 매개 뇌염 바이러스의 항원과 RNA가 검출됐다. 리케차 세균 보균 진드기는 445마리(25.4%), 보렐리아 원인균 보유 진드기는 304마리(17.4%)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연해주 나데즈딘스키 지구에서 뇌염 사례 1 건이 등록됐다. 카발레롭스키와 슈코토프스키 지구, 우수리스크 도시 지구에서 라임병 사례가 3건이 신고됐다.

면역학자 니콜라이 크류치코프 박사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진드기 감염병은 물린 뒤 2주 정도 후에 발현될 수 있기 때문에, 숲이나 공원을 지날 때는 반드시 소매가 있는 옷을 입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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