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7일→24시간 단축
근거중심 방제 50%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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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매개체 감염병 위험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과 기존 감시 시스템을 병행 운영하는 고도화된 감시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지영미 청장은 이날 충북 오송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런 중장기 계획을 만드는 것 자체가 정부가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국가 매개체 감시체계의 전면적 고도화다. 질병청은 현재 16개인 권역별 매개체 감시 거점을 30개 이상으로 확대해 모기, 진드기 등 감염병 매개체의 발생과 밀도 변화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전국적 감시망을 구축한다. 이는 기존의 점적 감시에서 면적 감시로 전환하는 것으로, 감시 공백 지역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핵심 기술은 질병청이 자체 개발한 'AI 기반 모기 감시장비(AI-DMS)'다. 기존의 현미경을 활용한 육안 식별 방식과 달리 AI 기술을 도입해 실시간 자동분류가 가능한 세계 최초의 현장적용형 모기 감시 장비다. AI 시스템 도입 후에도 기존의 수동 감시체계를 병행 운영해 기존 7일 소요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AI-DMS를 통해 24시간 이내 실시간 감시 기능을 추가로 구축한다.
질병청은 민·관 협력을 통해 감시 인력과 자원을 확충하고,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농촌진흥청 등 관계 부처와 '원헬스' 기반의 매개체 공동 감시체계를 운영한다. 또 제주 등 기후변화 영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감시센터'를 설치한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평균기온이 1.4℃ 상승하면서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 시기가 16일 앞당겨지고, 활순털진드기의 분포지역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등 기후변화 영향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질병청은 또한 매개체 감시결과를 기반으로 방제를 실시하는 '근거 중심 매개체 방제'를 2025년 10%에서 2029년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근거중심 방제 시범사업에서는 방제 활동이 59.9% 감소했음에도 모기 발생률은 23.1% 줄고 주민 민원도 63.3% 감소하는 성과를 보였다.
지 청장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매개체 전파 감염병 예방의 최전선에서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