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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앞장서 천문학적 규모의 AI 투자를 이끌겠다는 계획은 날로 심화하는 세계적인 AI 경쟁 현실을 반영한다. 미국은 AI 기술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일련의 행정 명령, 입법 조치, 연구 투자 등을 발표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세계적인 AI 리더가 되겠다는 야심을 밝히며, 광범위한 연구개발 전략과 엄격한 규제 정책을 마련했다.
세계적인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 정부 주도의 AI 투자는 무엇보다 효과적인 전략일 수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는 민간 시장이 대규모 초기 비용, 긴 개발 기간, 단기 수익성 부족으로 인해 투자하지 않는 고위험·고수익 기초 연구를 주도할 수 있다.
정부 주도의 AI 투자는 또한 의료, 환경 등 분야에서 공공 이익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 인프라, 개방형 데이터, 연구 도구 등을 제공할 수 있다. 컴퓨터 기술 자원과 개방형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제공함으로써, 비용 부담으로 인해 접근이 어려운 소규모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이점이다.
아울러 공공 자금은 교육 및 훈련을 지원함으로써 신흥 AI 산업과 공공 서비스 수요에 맞는 숙련된 인력을 양성하도록 해준다. 정부의 투자는 안전성, 공정성, 투명성을 위한 기준을 수립해 산업 전반에서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미래 AI 기술의 방향, 기준, 시장에서 국가의 지속적인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재원 조달의 불확실성,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과 에너지 문제, AI 인재 확보 및 양성의 한계 등 다양한 문제 제기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첨단 혁신 기술 분야에 대한 정부 주도 투자 모델에 대한 우려와 비판은 본격적인 정책 시행에 앞서 충분한 연구가 없다면 시작 단계부터 근본적인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 주도 AI 투자는 관료주의로 인한 혁신 지연의 위험이 있다. 정부의 정책 과정이 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따라가지 못해 구시대적 우선순위와 규제의 틀을 강요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과도한 규제로 이어지고 기업에는 규제 준수의 부담이 가중된다. 과도하거나 급변하는 규제는 스타트업과 소규모 기업의 규제 준수 비용을 증가시켜 경쟁력을 약화하고 새로운 도전을 제한할 수 있다. 또한 정부의 자금 지원 우선순위가 민간 혁신을 억제하거나 규제 준수 능력을 갖춘 기존 대기업을 우대함으로써 시장 다양성이 감소할 수 있다.
AI에 대한 투자를 민간이 아닌 정부가 주도할 경우 국가 안보를 우선순위로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국가 안보에 초점을 맞춘 정책은 군사, 감시, 통제 분야로의 공공 투자 편향을 초래해 개방형 과학 및 민간 기술 개발을 저해할 수 있다.
정부 중심의 AI 투자 전략은 세계적인 AI 무기화 경쟁 추세를 악화시키고 국제 협력을 방해하며, AI 자원이 풍부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편향, 불평등 및 사회적 위험 역시 정부 주도 AI 투자의 부정적 결과로 고려해야 한다.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정부 주도 AI 투자는 사회적 편향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거나 고용, 개인정보 보호, 신뢰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더 심하게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AI 투자와 참여를 위한 바람직하고 미래 지향적인 전략은 혁신, 감독, 경쟁력, 사회적 이익 사이에서 신중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우선, 전략적이며 유연한 자금 지원을 위해 정부는 기초 AI 연구개발에 계속 투자해야 하며, 특히 고위험, 장기적, 공공 이익 연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동시에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정책의 틀을 구축해야 한다.
개방형 인프라와 포용적 접근을 위해 정부의 투자는 AI의 혜택을 민주화하고 스타트업 및 학술 연구자에 대한 장벽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개방형 데이터, 클라우드 인프라, 교육 시스템에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
윤리적이며, 책임감 있고 투명성이 보장된 거버넌스를 위해 감독기관은 고(高)영향 응용 분야에 대한 위험 기반 규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며, 알고리즘 책임성을 확보하고 윤리적 기준 마련을 촉진해야 한다. 동시에 혁신을 방해하는 경직된 규제를 풀어야 한다.
정부 주도 투자는 AI 발전의 필수적인 동력일 수 있다. 이는 기술의 기초 연구, 국제 경쟁력, 그리고 향후 수십 년간의 윤리적 거버넌스 환경을 형성한다. 연구개발, 인재 양성, 기술 인프라에 대한 정부의 전략적 투자가 유연하고 위험에 비례한 거버넌스와 결합할 때, AI의 혜택을 극대화하면서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최적의 방향은 혁신을 촉진하고 공정성과 보안을 보장하며 글로벌 AI 인재를 양성하고 기술 진화에 계속 적응하면서 공공 신뢰를 유지하는 역동적인 균형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박재형 (재미 정치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