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단체, 편향적 조사 결과라며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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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BFM TV는 필립모리스가 정부의 담배 가격 인상과 담배 소비 간의 관계 파악하기 위해 KPMG에 의뢰해 실시한 '담배 불법 유통 실태 보고서'를 발표하자 보건 및 금연 시민단체가 맹비난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에서는 작년 프랑스에서 판매된 담배의 약 49%가 공식 판매 경로가 아닌 암시장이나 외국에서 유통된 것으로 집계됐다.
프랑스에서 총 약 499억 개비의 담배가 판매됐으며, 그중 약 247억 개비가 비공식 경로로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대비 약 13%, 2020년 대비 약 60% 증가한 수치다.
보고서에서는 프랑스를 '유럽연합(EU) 담배 암시장 1위 국가'라고 칭하며 EU 전체에서 소비된 불법 담배의 절반 수준인 약 187억 개비가 프랑스에서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필립모리스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담배 가격 인상 정책은 금연보다 흡연자들이 다른 경로로 담배를 구매하도록 만든다"고 주장했다.
실제 프랑스는 흡연자들의 금연을 돕기 위해 꾸준히 담배 가격을 인상해 왔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현재 담배 평균 가격은 2000년에 비해 약 360% 인상됐다.
필립모리스의 의뢰로 시행 및 작성된 보고서인 만큼 조사의 객관성 및 조사 수행 방법의 투명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금연동맹(ACT)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보고서는 과학적 방법론 없이 작성되었으며, 허위 사실로 프랑스의 공공 보건 정책을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ACT는 "프랑스 중독 및 약물 동향관측소(OFDT)와 프랑스보건청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담배 가격 인상안은 흡연자들의 담배 구매 방법을 바꾸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ACT는 "흡연자 중 약 80%는 담배 인상 후에도 여전히 공식 경로로 담배를 구매한다고 응답했으며, 해당 응답률은 10년째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필립모리스가 보고서에서 해외에서 구매한 담배를 마치 암시장에서 구매한 것처럼 설명했지만, 사실 면세점 등 해외에서 구매하는 것은 합법적인 경로"라고 반박했다.
필립모리스의 보고서 내용과는 달리 ACT에 따르면 실상 프랑스인의 흡연율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프랑스 중독 및 약물 동향관측소(OFDT)와 프랑스보건청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8~75세 인구 중 흡연자는 약 31.1%로 1990년대 말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