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상승·환경 파괴 등 주민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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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스페인의 바로셀로나에서 약 600명의 시위대가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내 중심가를 행진했다고 전했다.
행진 과정에서 관광객들을 향해 물총을 쏘며 호텔 앞에서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도 보였다.
시위대는 "당신들의 휴가는 나의 고통"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중심가를 행진했고 경찰의 저지를 받아 바르셀로나의 대표 건축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앞에서 멈춰섰다.
같은 날 스페인의 마요르카·이비자 등의 관광 도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나폴리·밀라노,포르투갈의 리스본 등에서도 과잉 관광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해 에어비앤비 같은 단기 임대용 주택이 증가하고 주택 임대료가 상승하며 주민들을 위한 저렴한 거주지가 사라지게 됐다고 시위대는 주장한다.
스페인에서는 관광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1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반비례하고 있다.
인구 160만명의 바르셀로나에 지난해 방문한 관광객은 2600만명에 달했다.
지난달 18일 스페인의 카나리아제도 내 7개 섬 전역에서 과잉 관광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곳곳에서 약 1만5000명의 주민이 집결했다.
참가자들은 '카나리아제도는 팔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더 이상 낙원이 아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관광 개발 중단과 임대료 규제 등을 촉구했다.
한 시위자는 "관광 수익은 외부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고 우리는 비싼 임대료와 환경 파괴만 떠안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는 과잉 관광을 막기 위해 작년 세계 최초로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세금을 부과했다.
지난 2월에는 베네치아 당국이 지난해 5유로(약 7500원)였던 관광세를 올해 10유로(약 1만5000원)로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