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품 제압… 차별화 매력 중요
자체AP '엑시노스' 탑재 신뢰 회복
파운드리사업 견인·비용효율화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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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공세에 '폴더블폰 1위' 흔들
17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32.9%로 1위다. 2019년 세계 최초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를 상용화한 삼성전자는 2020년 '갤럭시Z플립' 출시 이후 매년 하반기 갤럭시Z 시리즈를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중국 업체와의 점유율 격차다. 화웨이, 아너 등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는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폴더블폰 분야에서도 빠르게 입지를 키우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지난해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이 23.1%까지 오르면서 삼성전자와 격차를 한 자릿수까지 줄였다. 2021년 양사 점유율 격차가 70%포인트 이상까지 벌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뚜렷하다.
올해에도 중국 업체와의 폴더블폰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화웨이는 화면을 두 번 접는 트리폴드폰 '메이트 XT2', 샤오미는 플립 형태의 '미 믹스 플립' 출시를 각각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성능·품질 차별화를 앞세워 경쟁에 나선다. 최근에는 갤럭시Z폴드7 티저 영상 등을 통해 갤럭시S 시리즈 최상위인 '울트라'급 성능을 시사한 바 있다.
◇폴더블폰 수요 둔화…MX사업부 승부수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부진을 이어가면서 스마트폰 사업이 실적 버팀목이 됐다. 지난해 MX사업부 매출은 114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약 30%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0% 오르는 등 실적 기여도가 높지만, IT기기 수요 둔화가 부담 요인으로 떠올랐다. 특히 폴더블폰의 경우 예년에 비해 아쉬운 출하량을 보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 줄었다. 갤럭시Z 시리즈가 출시되는 3분기 역성장은 처음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사업자 간 경쟁 심화와 여전히 높은 가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시장도 비슷한 분위기다. 올해 1분기 국내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57%가량 줄었다.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재고 조정에 나서긴 했지만, 수요가 줄어든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한국IDC는 "최근 폴더블 폼팩터의 매력도가 낮아지면서 일부 수요가 같은 플래그십 제품군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해 신제품 가격 동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작의 경우 최대 24만원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엑시노스' 탑재…비용 효율화 기대
해외 IT매체 등에 따르면 이번 갤럭시Z플립7에는 삼성전자 자체 AP 엑시노스 2500이 탑재될 전망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갤럭시Z 시리즈에 퀄컴 AP '스냅드래곤'을 채용해 왔다. 2022년 갤럭시S22에 탑재했던 엑시노스 2200이 GOS(게임최적화서비스) 논란을 겪은 탓이다. 올해 갤럭시S25에 엑시노스 2500 탑재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수율 문제로 결국 불발됐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1년 6조원대였던 모바일 AP 매입액은 2023년 11조원을 훌쩍 넘었다. 퀄컴이 매년 모바일 AP 가격을 20~30%씩 인상하는 데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영향이다. 지난해 10조원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이는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어든 효과로 파악된다. 비용 효율화를 위해 엑시노스 탑재를 늘려야 하는 만큼 갤럭시Z플립7의 흥행과 시장의 평가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신뢰 회복 차원에서도 이번 폴더블폰 흥행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향후 파운드리 사업 수익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