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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합의] 평화보다 유예…호르무즈·핵·제재 60일 협상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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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16.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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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재개방·해상봉쇄 해제 우선 처리…통행료·동결자금 해석 충돌
카타르·파키스탄 비밀 중재로 전쟁 중단 틀 마련…핵·제재는 후속 협상 이월
이스라엘, 레바논 철수 거부…호르무즈 통항 정상화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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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부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AFP·연합
미국과 이란이 14일(현지시간) 종전 양해각서(MOU)에 전자서명하고, 합의 타결을 발표했지만, 합의문을 공개하지 않은 채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이란 동결자금 해제 시점, 레바논 전선을 둘러싼 해석이 충돌하고 있다.

이번 합의는 즉각적인 미국의 이란 해상봉쇄 해제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우선 처리하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완화를 60일 협상으로 넘긴 임시 틀이다.

양측이 모두 승리를 주장하는 가운데 법적 구속력 없는 MOU 단계에서 이미 핵심 쟁점 해석이 엇갈리면서 의미 있는 최종 합의까지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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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란인이 15일(현지시간)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들의 광고판 앞을 지나가며 승리의 손짓을 하고 있다./EPA·연합
◇ 미-이란 종전 MOU, 전쟁 중단 틀 마련…핵·제재 해법은 미완

MOU 구조는 두 단계로 구성된다.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 공식 서명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고,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가 해제되며, 이후 60일간 이란의 핵 프로그램 동결·고농축 우라늄(약 440kg) 처리, 미국의 단계적 제재 해제를 협상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최종 합의 전까지 추가 우라늄 농축과 핵시설 확장을 자제하고, 고농축 우라늄 재고는 이란 내에서 희석하는 방안을 미국과 논의키로 했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도 취득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MOU에 담았으나, 이란은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당시에도 동일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 고위 관리는 기뢰 제거 작업과 선박 운영사들의 자체 위험 판단이 필요해 2주 안에 정상화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AP통신은 전쟁 전 하루 약 130척이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정상화에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합의가 호르무즈 재개방과 군사공격 중단에 집중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개전 당시 내세운 이란 군사력 파괴·핵 야망 폐기·체제 전환 목표를 충족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번 MOU를 중요한 단계로 평가하면서도 최종 평화협정은 아니며 이란은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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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마당(사우스론)에서 열린 UFC 프리덤 250에서 미국 국가가 연주되고 있다./AP·연합
◇ 중재국들, 추가 공습 막판 차단…트럼프 압박 속 합의 도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합의의 실질적 중재 역할은 파키스탄과 함께 카타르가 맡았다. 5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협상안을 '쓰레기'라고 규정한 뒤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으로 카타르가 전면에 나섰으며 알리 알타와디 카타르 총리실 전략담당 장관과 하마드 알쿠바이시 등 카타르 중재단이 임무 보안을 위해 튀르키예를 거쳐 이란 테헤란을 방문했다고 FT가 전했다.

한 외교관은 가장 어려웠던 과제로 '협상 스타일' 차이를 꼽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조급함과 이란이 요구하는 '수주에서 수년의 협상 과정'을 대조하고 "합의가 이란 내에서 정당성을 갖고 굴복한 것처럼 보이지 않아야 했다"고 FT에 밝혔다.

최종 타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80세 생일 행사인 백악관 UFC 이벤트 직전인 14일 이뤄졌다. 카타르 중재단은 합의가 성사되지 않으면 다음 날 미국의 추가 공습 위험이 있다고 이란 측에 경고했으며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에미르(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원수)이 협상 고비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추가 공격 자제를 촉구한 뒤 타결이 이뤄졌다고 FT는 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합의가 완료됐다. 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전면 허가하며, 동시에 미국 해군 봉쇄의 즉각 해제를 허가한다. 세계의 선박들이여, 엔진을 켜라. 석유가 흐르게 하라!"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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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들이 15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떠 있다./로이터·연합
◇ 호르무즈·동결자금, 첫날부터 해석 충돌…60일 협상 난항 예고

합의문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핵심 쟁점에 대한 양측 해석이 첫날부터 충돌했다. 호르무즈 통행료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개방되고 통행료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란 파르스통신은 60일 이후 이란의 수수료 징수권이 인정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고위 관리도 MOU에 '60일간 무료 개방'이 명시됐다며 유예 기간 이후 논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가 미국 석유업계와 백악관 사이에서 수개월 전부터 '절대 수용 불가' 조건으로 논의됐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동결자금 문제에서도 이란은 MOU 서명 즉시 일부 해제를 요구한 반면, 미국은 이란의 핵 조치 이행에 연계해서만 해제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로이터는 이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미국이 250억달러(37조8600억원)의 동결자산 해제에 동의했다고 전했지만, 미국 관리들은 즉각적인 현금 지급은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수 문제도 이란은 MOU에 레바논을 포함한 전면 교전 중단이 포함됐다고 주장한 반면, 미국은 레바논 철수가 합의 조건이 아니라고 밝혀 잠재적 충돌 요인으로 남았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이란 양측이 모두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브라이언 카툴리스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이 "트럼프는 좋은 군사적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알았고,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합의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 G7, 기뢰 제거 지원 검토…선사·보험사 판단이 호르무즈 정상화 변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완전 재개방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들이 있다.

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은 이날 프랑스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호르무즈 기뢰 제거 및 상선 호송 국제 임무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임무가 '엄격히 방어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레바논 교전 중단이 이탈리아의 참여 전제 조건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기뢰가 실제로 얼마나 부설됐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케이틀린 탤머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가 기뢰 제거 작업이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며 이란이 기뢰 위치 정보를 제공해야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다만 해협이 실제로 정상화될지는 각국 정부보다 선박 운영사와 보험사의 위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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