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호 “터닝포인트가 되길”…김기동 “외줄타기 중”
양 팀 감독, 후반기 반등의 열쇠로 ‘결정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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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은 전반전부터 적극적인 압박과 간결한 전개로 서울을 흔들었다. 시즌 내내 침묵했던 이상헌이 17경기 만에 첫 골을 터뜨리며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전반 24분, 이지호가 박수일과의 경합에서 공을 따낸 뒤 침투해 들어가는 이상헌에게 찔러줬고, 이상헌은 거의 각도가 없는 위치에서 왼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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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은 전반전엔 상대를 압도하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후반 들어선 서울의 공세에 밀리는 양상이었다. 정 감독은 "이기고 있는 팀이 수비적으로 밀리는 흐름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속에서도 더 영리하게 공을 관리하고 역습 찬스를 살렸어야 했다"며 "전반전의 경기력을 후반까지 이어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교체로 들어온 김건희와 모재현에 대해서는 "모재현은 김천상무에서 경기를 계속 뛰어왔던 선수다. 열흘 정도 개인 훈련을 하며 떨어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다음 경기부터는 제 역할을 해줄 거라 본다. 김건희는 아직 100%가 아니다. 더 잘할 수 있는 방식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경기 후 강원 구단의 트레이너 이강훈 코치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이강훈 트레이너의 아내가 유산하는 힘든 일을 겪었다. 오늘 경기장에 안 와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팀을 위해 함께했다. 모든 구성원이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힘내시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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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문선민을 투입해 반전을 시도했고, 이는 효과를 발휘했다. 문선민은 오른쪽 측면에서 빠른 돌파를 이어가며 활기를 불어넣었고, 후반 26분 정승원의 중거리 슛이 수비에 맞고 뜬 공을 헤더로 마무리하며 시즌 5호 골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여러 변화를 줘서 동점까지 만들었지만, 추가골이 없었던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전반기 전체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김 감독은 "현재 서울은 중위권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느낌이다. 한두 경기만 이기면 올라갈 수 있지만, 반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며 "지난해보다 경기력의 기복은 줄었지만, 득점력이 여전히 부족하다. 그 부분이 해결되면 순위는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K리그 데뷔전을 치른 폴란드 공격수 클리말라에 대해서는 "K리그의 경기 템포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마인드도 좋고 성실한 선수이기에 점차 나아질 것"이라며 기대를 전했다.
이날 경기는 이상헌의 부활과 문선민의 투혼이 돋보인 경기였다. 강원은 오랜만에 강한 전반전으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서울은 후반 반전을 노렸으나 결정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양 팀 모두 승점 1점을 챙기며 전반기를 마무리했지만, 후반기 도약을 위해선 보다 정교한 마무리와 흔들리지 않는 경기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 서울은 21일 전북 원정, 강원은 같은 날 강릉에서 대구와의 홈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