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이후 누적 생활물가 상승률 19.1%…소비자물가 比 3.2%p↑
"생활물가 상승 의한 높은 체감물가…물가안정 저해 요인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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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18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높아진 물가 수준으로 인해 가계 부담은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팬데믹 이후 누적된 고물가와 필수재 가격의 상승이 취약계층의 경제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진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5월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로 전월(4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2%, 생활물가는 2.3%로 각각 0.1%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2021년 이후 누적된 생활물가 상승률은 19.1%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15.9%)보다 3.2%포인트 높았다. 특히 가공식품 가격이 생활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생활물가 내 가공식품의 기여도는 지난해 하반기 0.15%포인트에서 올해 1~5월 0.34%포인트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실제로 가공식품 73개 품목 중 56개(77%)가 지난해 12월 대비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이후 수입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 영향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체감물가와 실제 물가 간 괴리다. 보고서는 "소비바스켓에서 저소득층은 의식주 등 필수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밝혔다. '칩플레이션' 현상도 일부 확인됐다. 동일 품목 내에서 저가 상품의 가격이 고가보다 더 많이 오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또 가공식품·개인서비스 품목의 가격전가 탄력성이 "투입물가 상승 시 가격전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지만, 하락 시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0년 이후 가공식품 누적 투입물가지수는 30.4% 상승했으며, 이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 기여도는 13.4%포인트로 전체 상승분의 55.6%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목표 수준 근방에서 안정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생활물가 상승으로 체감물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상황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물가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규제 및 진입장벽 완화 등을 통해 기업간 경쟁을 촉진하는 한편, 원재료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특정 품목의 충격이 여타 품목으로 확산되는 정도를 완화하는 것이 긴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