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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수적 열세 딛고 4경기 연속 무승 고리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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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6. 19. 10:30

정지훈, 프로 데뷔골...제주FC 1-0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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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정지훈이 제주 원정 경기 종료 후 원정석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정지훈은 프로 데뷔골을 터뜨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아시아투데이 전형창 선임 기자 =광주FC가 수적 열세를 이겨내며 시즌 반환점을 앞두고 값진 승리를 챙겼다. 1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광주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터진 정지훈의 결승골을 앞세워 제주 SK FC를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광주는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의 고리를 끊고, 승점 27(7승 6무 6패)로 리그 6위에 올랐다. 반면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4연승에 도전하던 제주는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9위(승점 22)에 머물렀다.

양 팀은 전반 초반부터 빠른 전개와 치열한 압박으로 맞섰다. 전반 14분, 광주의 공격이 골문을 열 듯 보였다. 헤이스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컷백을 연결했고, 쇄도하던 이강현이 지체 없이 오른발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패스 직전에 헤이스의 팔에 볼이 스친 장면이 포착되며 득점은 취소됐다.

곧바로 제주는 전반 21분 이탈로의 침투 패스를 받은 유인수가 날린 슛이 노희동 골키퍼의 몸을 맞고 막히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광주는 전반 24분 신창무의 슈팅이 김동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걸리는 등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공방이 계속됐지만, 전반 종료까지 0-0의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제주 김학범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준하와 에반드로를 빼고 데닐손과 유리 조나탄을 투입하며 전방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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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제주 SK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둔 뒤 원정 응원단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승리로 광주는 5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리그 6위로 올라섰다. /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승부는 오히려 그 순간 갈렸다. 후반 킥오프 37초 만에 광주의 롱볼 한 방이 제주의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골키퍼 노희동의 긴 골킥이 정지훈에게 연결됐고, 정지훈은 최경록과 짧은 패스를 주고받은 뒤 박스 왼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하며 골문을 갈랐다. 공은 골대를 맞고 들어가는 행운의 결승골이었고, 정지훈에게는 프로 데뷔 3년 만의 첫 골이었다. 경기 후 이정효 감독도 "정지훈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 그 골이 빛날 수 있었던 건 끝까지 끈끈하게 버텨준 동료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광주는 후반 17분 오후성의 위협적인 슈팅을 포함해 추가골 기회를 몇 차례 잡았으나 마무리에는 실패했다. 후반 22분에는 주장 완장을 찼던 이강현이 이탈로에게 깊은 태클을 시도한 끝에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맞았다. 수적 열세 속에서도 광주는 라인을 내리지 않았다. 아사니와 헤이스를 그대로 유지한 채 오히려 공격적으로 맞섰고, 이정효 감독은 "수비적으로 물러서면 더 어려워질 거라고 판단했다. 선수들을 믿고 끝까지 끌고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반격에 나섰다. 후반 25분 이창민의 중거리 슛이 헤이스의 발을 맞고 굴절돼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이어 후반 38분 남태희의 감아차기 슛도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36분에는 광주가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헤이스가 침투에 이은 오른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한 듯했으나, 이번에도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골은 무효 처리됐다.

제주의 마지막 파상공세는 유리 조나탄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는 박스 안에서 바이시클킥까지 시도했지만, 이 역시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광주는 조성권, 진시우 등을 투입하며 버티기에 성공했고, 결국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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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이정효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승리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모든 걸 쏟아냈다"며 데뷔골을 터뜨린 정지훈과 집중력을 보여준 수비진을 치켜세웠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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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학범 제주 SK 감독이 패배 소감을 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슈팅을 주저한 부분이 아쉽다"며 후반기 반등을 다짐했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경기 후 이정효 감독은 "힘든 원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주 훈련부터 선수들이 달랐다.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쏟아냈고, 노희동 골키퍼의 선방도 결정적이었다. 팬들께도 이 승리를 바친다"고 말했다. 그는 팬이 선물한 책을 들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며 "응원의 힘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광주 구단이 최근 겪은 연맹의 징계 및 논란에 대해서도 "K리그 모든 구성원께 죄송하다. 구단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반면 패배한 김학범 제주 감독은 "무더운 날씨에 응원해주신 팬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선수들이 슈팅 타이밍을 놓쳤다. 특히 기회가 있을 때 과감한 시도가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이창민이 슈팅을 망설인 장면에 대해서는 "발등 부상 여파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공이 골대로 가야 뭔가 일어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반기를 마친 소감으로는 "초반엔 이상하리만큼 운이 없었다. 후반기엔 그런 아쉬움을 거울삼아 준비하겠다. 결국 답은 훈련뿐"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경기는 수적 열세, VAR 판정, 교체 전략, 막판 공세 등 다양한 변수가 맞물린 접전이었다. 정지훈의 데뷔골, 이강현의 퇴장, 광주의 집중력 있는 수비 운영, 그리고 제주의 끝없는 추격은 K리그 전반기 막판을 장식한 명승부의 구성 요소였다. 반환점을 돈 양 팀은 각각 상위권 추격과 중위권 반등을 위한 후반기 여정을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
전형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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