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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은 전반 초반부터 빠른 전개와 치열한 압박으로 맞섰다. 전반 14분, 광주의 공격이 골문을 열 듯 보였다. 헤이스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컷백을 연결했고, 쇄도하던 이강현이 지체 없이 오른발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패스 직전에 헤이스의 팔에 볼이 스친 장면이 포착되며 득점은 취소됐다.
곧바로 제주는 전반 21분 이탈로의 침투 패스를 받은 유인수가 날린 슛이 노희동 골키퍼의 몸을 맞고 막히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광주는 전반 24분 신창무의 슈팅이 김동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걸리는 등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공방이 계속됐지만, 전반 종료까지 0-0의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제주 김학범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준하와 에반드로를 빼고 데닐손과 유리 조나탄을 투입하며 전방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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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후반 17분 오후성의 위협적인 슈팅을 포함해 추가골 기회를 몇 차례 잡았으나 마무리에는 실패했다. 후반 22분에는 주장 완장을 찼던 이강현이 이탈로에게 깊은 태클을 시도한 끝에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맞았다. 수적 열세 속에서도 광주는 라인을 내리지 않았다. 아사니와 헤이스를 그대로 유지한 채 오히려 공격적으로 맞섰고, 이정효 감독은 "수비적으로 물러서면 더 어려워질 거라고 판단했다. 선수들을 믿고 끝까지 끌고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반격에 나섰다. 후반 25분 이창민의 중거리 슛이 헤이스의 발을 맞고 굴절돼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이어 후반 38분 남태희의 감아차기 슛도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36분에는 광주가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헤이스가 침투에 이은 오른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한 듯했으나, 이번에도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골은 무효 처리됐다.
제주의 마지막 파상공세는 유리 조나탄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는 박스 안에서 바이시클킥까지 시도했지만, 이 역시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광주는 조성권, 진시우 등을 투입하며 버티기에 성공했고, 결국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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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패배한 김학범 제주 감독은 "무더운 날씨에 응원해주신 팬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선수들이 슈팅 타이밍을 놓쳤다. 특히 기회가 있을 때 과감한 시도가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이창민이 슈팅을 망설인 장면에 대해서는 "발등 부상 여파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공이 골대로 가야 뭔가 일어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반기를 마친 소감으로는 "초반엔 이상하리만큼 운이 없었다. 후반기엔 그런 아쉬움을 거울삼아 준비하겠다. 결국 답은 훈련뿐"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경기는 수적 열세, VAR 판정, 교체 전략, 막판 공세 등 다양한 변수가 맞물린 접전이었다. 정지훈의 데뷔골, 이강현의 퇴장, 광주의 집중력 있는 수비 운영, 그리고 제주의 끝없는 추격은 K리그 전반기 막판을 장식한 명승부의 구성 요소였다. 반환점을 돈 양 팀은 각각 상위권 추격과 중위권 반등을 위한 후반기 여정을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