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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주로 가족, 특히 여성이 요양과 간병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핵가족화, 맞벌이 가구의 증가, 1인 노인가구 확산 등으로 전통적인 돌봄 체계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제는 돌봄에 대한 사회적 접근과 제도적 대응이 필수적인 시대가 됐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대표적인 사회보장제도가 장기요양보험제도다. 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에게 신체활동 보조, 가사활동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물론, 치매, 뇌혈관성 질환, 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환이 있는 만 65세 미만의 건강보험 가입자 및 피부양자도 신청할 수 있다.
신청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방문조사와 의사소견서를 바탕으로 장기요양등급을 판정받게 되며, 기능 상태에 따라 1~5등급 및 인지지원등급으로 분류된다.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도 다양하다. 재가급여 판정자는 방문요양, 방문간호, 방문목욕, 주야간보호, 단기보호, 복지용구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시설급여 판정자는 노인요양시설과 공동생활가정 이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가족이 직접 돌보는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특별현금급여를 받을 수 있다.
KB라이프에서 요양 돌봄 상담 업무를 맡은 간호사로서, 많은 고객들과 '돌봄'이라는 현실적인 주제로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본인의 노후, 혹은 부모님의 돌봄 문제로 상담을 신청하시는 분들 중에는 이 제도의 존재조차 모르거나, 신청 방법을 몰라 막막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상담을 통해 제도를 안내 드리고,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한 사람, 한 가정의 일상이 다시 균형을 되찾는 모습을 보면, 이 제도가 단순한 복지를 넘어 삶을 지탱하는 든든한 보루임을 실감한다.
장기요양보험제도는 단순히 노인을 위한 제도에 그치지 않는다. 이 제도는 돌봄이 가족의 부담이 아닌 사회의 공동 책임이라는 철학을 담고 있으며, 우리 모두가 돌볼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가는 연대의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