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경상수지 990.4억달러 흑자…3배 이상 확대
대미 경상수지 1182.3억 달러…통계 이래 최대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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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경상수지는 990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328억2000만달러) 대비 세 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미국과의 수지 개선이다. 대미 경상수지는 전년(877억6000만달러)보다 304억7000만달러(약 35%) 증가한 1182억3000만달러로, 통계 집계 이래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 주효했다.
상품수지는 반도체, 컴퓨터(SSD), 자동차 등 수출 호조에 힘입어 1089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전년보다 약 19% 늘어난 1818억달러로 사상 최대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수입 확대 등으로 184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1억달러 늘었고, 투자소득수지도 179억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중국과의 경상수지는 290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년(-292억5000만달러) 대비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적자 기조가 이어졌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다. 중국에 대한 상품수출은 931억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줄었고, 상품수지는 325억3000만달러 적자로 역대 두 번째로 큰 폭이었다. 반도체 수출은 증가했으나, 화학제품과 석유제품 등에서 부진했다. 이차전지와 화공품 등의 수입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 수지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
김성준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중국은 내수 침체로 경기가 부진했고, 이에 따라 중간재 수출이 감소해 우리나라 수출이 감소했다"며 "중국이 내수 부양정책을 강하게 하고 있어 내수 회복 시 우리나라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반면 미국은 견조한 소비에 힘입어 소비재 및 자본재 수출이 동반 확대되며 흑자폭이 커졌다"며 "미국에 대한 흑자폭은 다소 줄겠지만 대미 흑자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일본에 대한 경상수지는 127억2000만달러 적자로, 전년 대비 적자폭이 30억5000만달러 줄며 개선됐다. 석유제품 수출이 늘면서 상품수지가 개선된 반면, 여행수지 적자는 확대됐다.
EU와 동남아에 대한 경상수지도 개선세를 이어갔다. EU는 전년(58억5000만달러)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170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동남아는 565억2000만달러 흑자로, 전년 대비 약 100억달러 증가했다. 중남미는 65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한편, 금융계정에서는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자산)가 485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64억달러 늘었으며, 증권투자(자산)는 722억5000만달러로 268억달러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국 주식에 대한 순매수는 371억4000만달러로 전체 해외 주식투자의 88%를 차지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부채)는 219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약 150억달러 감소했다. 국내 주식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는 24억4000만달러로, 특히 EU와 동남아 지역에서 순매도로 전환됐다. 채권투자도 미국과 동남아에서 순매수 규모가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