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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바꾼 장덕현號 삼성전기…대외 리스크에도 ‘갈 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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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6. 23. 18:39

23일 장덕현 사장 주재 '글로벌 전략회의'
고부가 중심 체질개선에 실적 회복 지속
전방산업 수요 둔화 및 미국 관세정책은 부담
1분기 연구개발 비용 '쑥', 기술 경쟁력으로 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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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5에 참석해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하는 모습./삼성전기
AI·전장 등 고부가 중심 체질개선을 이어가는 삼성전기가 하반기 생존전략 짜기에 나섰다. 2022년 장덕현 사장 취임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지만, 전방산업 수요 둔화와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외 리스크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당장 2분기도 원달러 환율 하락과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는 가운데 회사 측은 기존 기술 중심 경영으로 불확실성을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이날 수원사업장에서 장덕현 사장 주재로 상반기 성과를 공유하고, 하반기 사업전략을 논의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었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삼성전자가 개최했던 글로벌 전략회의의 일환이다. 회의에는 장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각 지역 법인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2941억원, 735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7% 늘며 창사 이래 첫 10조원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11.2%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2023년 IT부품 수요 둔화 등에 따라 큰 실적 부침을 겪었지만, 기존 주력 제품이던 IT·스마트폰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를 AI 서버와 전장용 등 고부가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차츰 실적 회복이 이뤄지고 있다. 회사는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7%, 영업이익이 9.2%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올해 역시 연초부터 전년 이상의 실적 개선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대외 리스크가 만만찮은 실정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컴포넌트 부문 매출은 1조2162억원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컴포넌트 부문 매출의 90%는 MLCC가 담당한다. AI 서버와 전장용 등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는 있지만, 여전히 IT·스마트폰용 의존도가 높은 상태다. 이 같은 매출 구조에서 미국의 관세정책은 큰 부담 요인이다. 앞서 미국은 해외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에 25%의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MLCC를 공급하는 삼성전기도 간접적 영향권에 놓인 셈이다.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수요 둔화도 고민거리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률을 기존 4.2%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관세정책과 함께 스마트폰 보급률 포화와 교체주기 장기화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린 영향이다. 2분기에는 원달러 환율 하락까지 나타나면서 일부 증권사들도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회사 안팎에선 이번 전략회의에서도 공격적인 체질개선과 기술 투자가 해법으로 제시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장 사장은 지난달 미국의 관세정책과 관련, 기술 개발을 통해 기본기를 강화하며 대응에 나서겠단 뜻을 밝혔다. 올해 1분기 삼성전기 연구개발 비용은 17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가량 늘었다.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 마벨에 납품을 확정한 실리콘 커패시터도 이 같은 연구개발의 결과물로 통한다. 현재 삼성전기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휴머노이드 시장을 타깃으로 로봇용 카메라 모듈 등을 개발 중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포트폴리오는 성장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용 카메라, AI향 반도체 기판, 전장용 MLCC 등 신성장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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