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그랩·태국 SCBX 등 현지 유력 기업과 파트너십 전략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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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해외 진출 공식화를 선언한지 3년 만에 성과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지분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태국 시장에서도 가상은행(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첫 관문을 통과했다.
윤 대표가 동남아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주요 배경엔 '현지 유력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동남아 IT기업 '그랩'과, 태국에서는 3대 금융그룹 'SCBX'와 손을 잡았다. 윤 대표는 직접 인도네시아와 태국을 오가며 그랩·SCBX와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시장의 공통점은 모바일 사용 비중이 높지만, 모바일뱅킹 서비스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는 강점인 금융 플랫폼 기술을 현지 시장에 직접 접목시키기 위해 준비 작업을 다지고 있다. 지분 투자를 추진한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에서 조만간 카카오뱅크 아이디어가 담긴 신규 금융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고, 태국 시장 공략을 위한 개발자 발굴에도 한창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진출 속도를 내고 있는데, 최우선으로 인도네시아와 태국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태국 가상은행 법인 설립을 위해 개발자 등 해외 인력 채용을 작년 하반기부터 진행 중이다. 내년 하반기 태국 법인의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되는 만큼,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역량을 태국 법인에 직접 투입시키기 위해 현지 파견 인력을 속도감있게 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사전준비를 위한 개발자, 디자이너, 서비스 기획자 등 필수 인력들을 채용하고 현재도 계속 채용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 20일 태국 정부로부터 가상은행 인가를 최종 획득했다. 국내 은행이 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 건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25년만이다.
태국은 카카오뱅크의 두 번째 해외 공략 시장이다. 윤 대표는 2022년 본격적으로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동남아 시장 공략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첫 번째 공략지 인도네시아에서는 2023년 9월 유력 플랫폼 기업 그랩과 손잡고 슈퍼뱅크에 투자했다. 카카오뱅크는 주주 역할에서 그치지 않고 슈퍼뱅크의 상품, 서비스, UI/UX 기획 및 디자인 영역에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태국에서는 SCBX와 함께 태국 가상은행 설립을 추진 중이다. SCBX는 태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시암상업은행을 산하에 두고 있는 주요 금융지주회사다.
카카오뱅크의 해외 진출은 윤 대표의 지휘로 적극 추진됐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 설립을 주도한 인물인 만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초기 단계에 있는 동남아 시장에서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표는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쌓은 경험을 발판삼아 글로벌 역량을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적극적으로 글로벌 확장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며 "이미 진출한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것과 새로운 국가로의 진출 두 가지 방향성 모두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