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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진화한 中 짝퉁의 세계, 의사와 교수도 못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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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6. 23. 23:54

中의 짝퉁은 세계적으로 유명
엄마 빼고는 모든 것이 다 가짜
짝퉁 의사들 불법 성형수술 만연
전국 돌면서 유명 교수도 사칭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중국은 예로부터 짝퉁 국가로 유명했다. 당연히 이 전통은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지금도 엄마 빼고는 다 가짜라는 말이 항간의 금과옥조로 여겨진다면 더 이상의 설명은 사족이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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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대학 경제관리학원 원장을 사칭하는 짝퉁 교수 차오위레이의 존재를 말해주는 한 매체의 보도. 중국이 짝퉁 국가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보도가 아닌가 보인다./검색엔진 바이두(百度).
그런데 최근에는 더 진화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진짜 그런지는 절대로 존재해서는 안 되는 짝퉁 의사와 교수들까지 전국에 지천으로 널렸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잘 알 수 있다. 우선 짝퉁 의사들을 사례로 들어봐야 할 것 같다. 일단 베이징의 30대 초반 시민인 청샤(程霞) 씨의 사연에 먼저 귀를 기울여보면 이해가 보다 쉽지 않을까 싶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간직해온 차마 말 못할 비밀이 하나 있었다. 부모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한 그것은 바로 하반신의 은밀한 곳이 기형이라고 해야 할 만큼 비대하다는 사실이었다. 조만간 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어떻게든 수술을 해야 했다. 그녀는 알음알음으로 수술과 관련한 정보를 은밀하게 수집해봤다.

최종 취합한 정보는 기가 막혔다. 수술비가 수십만 위안(元·수천만 원) 규모로 엄청나게 비쌀 뿐 아니라 사적 비밀의 보장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수술 날짜를 잡으려면 꽤나 기다려야 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은 그녀는 고민했다. 그때 마침 그녀의 절친인 P 씨가 별 일 아니라는 듯 "뭘 고민해? 훨씬 싼 가격으로 은밀하게 수술하는 곳이 있어"라고 말했다.

그녀는 바로 친구의 이어지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손재주 좋은 간호사 출신의 한 40대 중년 여성 C 씨가 베이징 모처 자신의 집에 수술실을 마련해놓고 영업을 한다는 친구의 말은 곧 그대로 그녀의 뇌리에 박혔다. 그녀는 바로 친구와 함께 문제의 그곳으로 달려갔다. 즉각 평생의 바람이었던 수술도 받았다.

그녀는 고작 몇 만 위안(몇 백만 원)에 불과한 수술비를 낸 후 잠시 침대에 누워 몸을 추스르면서 훨씬 더 많은 관련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충격도 받았다.무엇보다 C 씨와 같은 이른바 산자이이성(山寨醫生)이 전국에 셀 수 없이 많다는 사실이 그녀에게는 진짜 큰 충격이었다. 못하는 수술이 없다는 사실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의료계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현재 전 중국에 산자이이성이 얼마나 존재하는지는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하기야 그들이 지하에서 암약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시장이 얼마나 되는지는 그나마 조금 알려져 있다고 해야 한다. 연 300∼400억 위안 규모는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의료계의 사기꾼이라는 뜻의 브로커인 이퉈(醫托)가 전국에 수만 명을 헤아리는 것은 이로 보면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고 해야 한다.

짝퉁 교수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최근 명문 칭화(淸華)대학을 발칵 뒤집어놓은 사건 하나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차오위레이(曹玉磊)라는 이름의 허우대 멀쩡한 사람이 경제관리학원 원장이라는 명함을 뿌리면서 전국을 돌아다닌다는 제보가 수없이 들어오면서 완전 난리가 난 것이다. 기가 막힌 칭화대 측은 즉각 공안에 이 사실을 신고했으나 사건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한다. 비슷한 사건들이 전국적으로 워낙 많은 탓에 공안이 채 손을 쓰지 못한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중국의 짝퉁은 앞으로도 계속 진보, 발전할 것이 확실하다고 해야 한다. 이제 중국에서는 엄마 말고는 다 짝퉁이라는 말이 정말 불후의 진리가 될 것이라고 단언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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