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5초 만에 위변조 음성 탐지·영상 합성 여부 실시간 판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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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역 인근 LG유플러스 본사 대강당. 입구에 설치된 '익시 가디언(ixxi-Guardian)' 시연 장비 앞에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카메라 앞에 얼굴을 비추자 몇 초 만에 '정상', '딥페이크' 판별 결과가 화면에 떴다. 사진이나 저장된 영상이 아닌 '실시간 영상'을 분석하는 이 기술은 LG유플러스가 독자 개발한 '라이브 딥페이크' 탐지 시스템이다.
이날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온디바이스(On-Device) 기반 AI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 '안티딥보이스(Anti-DeepVoice)'를 상용화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당 기술은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ixi-O)'에 적용돼, 변조된 음성을 통화 시작 후 5초 내에 식별하고 사용자에게 팝업 경고를 제공한다.
핵심은 '온디바이스' 방식이다. 사용자의 통화 데이터가 통신사 서버로 전송되지 않고, 스마트폰 단말기 내부에서 AI가 직접 분석을 수행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이나 감청 우려 없이 실시간 보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모든 분석은 기기 내부에서 이뤄지며, 통화 녹음 기능은 고객이 원할 경우 언제든 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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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완성도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수백MB에 달하던 AI 모델을 수십MB 이하로 줄여,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온디바이스 환경에 최적화한 경량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현재 실시간 영상 판별이 가능한 안티딥페이크 기술도 경량화를 거쳐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이번 AI 보안 기술은 통화 '전·중·후' 전 과정에서 위협 요소를 감지하는 체계를 갖췄다. 통화 전에는 신고된 번호 패턴을 분석해 위험 전화를 사전 탐지하고, 통화 중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협력해 보이스피싱범의 성문을 실시간 비교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해당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 신청 절차를 밟고 있으며, 금융기관과 연계해 계좌 정지 등 대응 기능도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음성인식(STT) 기술을 활용해 통화 내용 중 디지털 스토킹, 언어폭력, 학폭 통화 등 위험 문맥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기능도 개발 중이다. 번호 기반 차단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위협 대응 방식이다.
기술 상용화와 함께 기업 간 협업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금융권 및 유통업계와 기술 적용을 논의 중이며, 향후 협력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스마트글래스 등 차세대 디바이스에서도 AI가 작동할 수 있도록, NPU(신경망처리장치) 기반 최적화 모델을 병행 개발 중이다.
전병기 LG유플러스 AX기술그룹장(전무)은 "보안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통신 서비스의 기본이 됐다"며 "AI가 고객의 일상을 지키는 실질적인 방패가 되도록 기술력과 실행력 모두에서 앞서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에 따르면, 관련 기술은 기본 서비스로 제공되며, 향후 프리미엄 기능이 도입될 경우 일부 유료화도 검토된다. LG유플러스는 보안 기술의 일상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고객 접근성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