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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내달 브릭스 불참에 中印 갈등 첨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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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6. 26. 13:38

시진핑 브릭스 정상회의 불참 공식 결정
대내외적 일정 겹친다는 것이 핑계
인도와의 갈등과 印 친미 행보 결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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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다음달 초 브라질에서 열릴 BRICS 정상희의를 통해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내달 6∼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릴 브릭스(BRICS·브라질과 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정상회의에 사상 처음으로 불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겉으로는 대내외적인 주요 일정이 겹친다는 핑계를 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앙숙인 인도와의 갈등과 BRICS 자체에 대한 깊은 불신이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26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주최측인 브라질에 시 주석이 일정상 이유로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면서 리창(李强) 총리가 대신 참석한다는 사실을 전했다. 여기까지 보면 상당히 진정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미시적 시각으로 접근해보면 얘기는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중국이 아예 작심하고 시 주석의 불참을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럴 만한 이유는 많다. 우선 정상회의의 호스트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국빈 초청하면서 시 주석은 제외한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시 주석이나 중국 입장에서는 바로 불참을 결정할 만큼 모욕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중국은 인도와는 거의 철천지 원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이가 나쁘다. 국빈 초청 대상조차 아닌 상태에서 시 주석이 그와 마주한다는 것은 도무지 말이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국제정치 평론가 Y 모씨가 "양 정상이 같은 국빈 초청을 받았으면 얼굴을 마주 할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다. 시 주석이 굴욕감을 견디지 못할 것으로 본다"면서 시 주석의 불참 이유를 분석하는 것은 이로 보면 정곡을 찔렀다고 해도 좋다.

여기에 인도를 비롯해 브라질과 남아공이 최근 부쩍 친미 성향을 드러내는 것도 중국이 이번 정상회의를 사실상 보이콧한 이유로 들 수 있다. BRICS를 등에 업고 막강한 반미 연대를 과시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게 됐으니 바로 미련을 버렸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브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탓에 화상으로만 회의에 참석할 수밖에 없게 된 것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시 주석이 그나마 얘기가 잘 통할 수 있는 그까지 불참하는데 회의에 목을 맬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시 주석의 불참 결정은 현재 나머지 브릭스 회원국 정상들에게 모두 알려져 있다. 특히 모디 인도 총리는 아마도 시 주석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까지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쾌하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할 수 있다. 향후 양국의 갈등이 더욱 첨예화되는 것은 누가 봐도 필연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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