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C학점 받을 리 없어” 재채점 요구한 서울대생 학부모

조교, 온라인에 이메일 내용 공개
"영재고 나왔는데… 평가 못 믿겠다"
누리꾼 "성인 자녀 과잉보호 숨막혀"

/서울대학교 홈페이지

"자녀의 교양과목 학점을 올려 달라"며 조교에게 재채점을 요구한 서울대 재학생 학부모의 사연이 온라인에 소개됐다.

지난 26일에는 온라인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이과 교양과목 조교다"라고 밝힌 A씨의 이야기가 올라왔다.

A씨는 "학부모가 이메일로 '우리 아이는 절대 이런 성적을 받을 애가 아니다, 재채점 후 성적 올려달라'고 보냈다"며 "읽으면서도 이게 무슨 상황인지 싶고,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없다며 메일 본문을 함께 공개했다.

학부모 B씨는 메일에 "아이 성적을 함께 확인해보니 C가 적힌걸 보고 통탄을 금치 못하겠다"며 "영재고를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대학 과정에서의 수학, 물리학 등에 탁월하게 통달한 상태다. 어떤 경우에도 상대평가에서 C를 받을 학생은 아니라는 뜻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B씨는 "그 대단한 서울대의 성적 평가 방식이 참으로 엉터리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교수가 아닌 당신이 채점한 결과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교수가 직접 재채점해서 아이가 받을 만한 학점을 부과하라.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적었다.

A씨는 "교수님께 해당 내용을 전달했는데, 성적처리에 문제 없으니 그냥 무시하시는 것 같다"며 "학생 답안지를 스캔해서 학부모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 확산됐다. '대학생 자녀를 향한 관심이 지나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누리꾼들은 "자식이 성인돼도 애 취급이네. 도움되는 일이 아닌데", "교양과목 C를 받았으면 자기가 공부 안 한 것", "정말 저런 부모가 있다고요?", "군대, 회사에도 부모들이 전화한다던데", "성인 된 자식 점수를 아직 검수하다니 너무 숨막히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