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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반부터 여야 격돌 청문회, 국민 눈높이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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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7. 15. 00:01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보좌관 갑질 의혹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이재명 정부 초대 16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4일 시작돼 18일까지 계속된다. 첫날부터 자료 미제출 등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격돌하면서 곳곳에서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는 파행을 연출했다. 국민의힘은 강선우 여성가족부·이진숙 교육부·권오을 국가보훈부·조현 외교부·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무자격 5적'으로 규정하고 이들의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전원 생존'을 목표로 내세우며 야당 공세를 국정 발목잡기로 규정하면서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야당이 송곳 검증을 벼른 강선우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보좌진 갑질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 화장실 비데 수리 등 심부름 지시의혹이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며 관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저로 인한 논란으로 상처를 받았을 보좌진들께 심심한 사죄를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다만 강 후보자는 "집에 가사도우미가 있어 (보좌진에게) 가사를 시킬 이유가 없었다"고 갑질 의혹을 정면 부인하는 해명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도우미 채용사실을 입증할 계약서 등 자료는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자녀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이유로 내놓지 않아 의혹을 남겼다. 갑질이 있었는지 여부는 의혹을 제기한 전직 보좌진을 증인으로 채택하면 간단히 규명할 수 있을 텐데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정동영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태양광 사업 이해충돌·위장전입 의혹 등이 핵심 쟁점으로 등장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정 후보자가 과거 태양광 발전사업 지원 특별법을 공동 발의한 것을 놓고 "배우자가 전국에 태양광 업체 20곳을, 아드님 두 분도 최소 4곳의 태양광 업체를 보유하고 있다"며 유착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은 "정 후보자가 배우자 이름으로 농지를 취득한 것은 특혜라는 의혹이 제기된다"며 "농지취득을 위해 거주지를 위장 전입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했다. 농지법 등 현행법 위반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채택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는 첫날부터 날 선 공방을 벌였지만 핵심증인 채택 불발과 후보자들의 무성의한 자료제출로 청문회 전 불거진 각종 의혹들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김민석 총리 청문회 때와 마찬가지로 '맹탕 청문회'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첫 내각인선에 대해 "대통령님의 눈이 너무 높다"고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나 여당이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겠는가. 국민들 보기에 흠결이 많은 후보는 교체하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남은 기간 여야가 최선을 다해 후보들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청문회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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