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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와 크메르타임스 등에 따르면 태국 육군 2군 지역 사령관은 캄보디아와의 영토 분쟁 지역인 수린주의 따므언톰 사원 주변에 "정부의 명령이 있다면 즉시 철책을 설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태국 지역사령관의 이번 발언은 최근 이 지역에서 태국인 관광객이 캄보디아 군인을 폭행하는 사건 직후 나왔다. 국경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경을 명확히 하고 추가적인 충돌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캄보디아의 실권자인 훈센 상원의장은 "사원 주변에 철책을 설치한다면 갈등을 격화시킬 것"이라 즉각 경고했다. 훈센 상원의장은 "전쟁 위협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가올 수 있는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 5월 말 태국 북동부 국경지대인 우본라차타니주 남위안 지역에서 양국 군이 소규모 총격전을 벌여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한 이후 국경 분쟁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해 훈센 상원의장과 통화한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통화 과정에서 자국군 사령관에 대한 험담과 저자세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태국 상원의원들이 패통탄 총리의 직무정지와 해임 심판을 청구하며 패통탄 총리는 현재 총리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태국과 캄보디아 내에서도 상대국에 대한 크고 작은 비판 시위가 벌어지고 양국 네티즌들은 서로 '키보드 전쟁'을 벌이는 등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국경 분쟁으로 양국 간의 민족주의적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태국에선 최근 지난 2008년 캄보디아가 태국의 고전 서사시인 라마키엔에서 파생된 문학 작품을 포함, 총 22개의 태국 문학 작품을 자국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신청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태국 언론을 통해 해당 사실이 보도되며 태국에선 "당시 캄보디아의 (문화유산) 등재 신청에 태국 정부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결국 등재에 성공했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에 태국 문화부는 뒤늦게 문화진흥국·예술국 및 외교부 등 관계부처에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를 지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