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지어져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됐다고 하면 이해를 하겠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아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어요. 시청에서 관리를 안 했으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23일 오후 경기 오산시 대호초등학교 인근 음식점. 이 곳에서 만난 한 시민은 지난 16일 발생한 서부우회도로의 가장교차로 옹벽 붕괴사고와 관련 "비교적 최근에 완공돼 가장 튼튼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무너질 것이라곤 꿈에도 몰랐다"며 "공사를 제대로 한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근로자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장교차로 사고를 지켜보는 인근 주민들은 예사롭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상당수 주민들은 오산시의 관리감독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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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교차로에 설치된 팬스와 산단 안내 표지판. /이철현 기자
가장교차로는 지난 2011년 준공돼 올해 14년차를 맞았다. 주민들이 가장교차로를 최신 시설이라고 칭하는 이유는 이 곳에는 더 오래된 시설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붕괴 사고 현장은 현재 팬스를 치고 '관계자외 출입금지'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고 현장 내 설치된 천막에서 나온 사람은 자신을 '사고수습통제소' 관계자라며 현장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질문에 대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관리 등을 언급하며 욕설을 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바로 옆에 설치된 가장산업단지 안내 표지판은 많은 근로자들이 가장교차로를 이용했을 것이란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었다.
오산시는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조속한 통행을 목표로 업무를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어제(22일) 오후 2시부터 양방향 통행 통제가 해제됐다"며 "다소 시민들의 불편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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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이는 가장교차로. /이철현 기자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은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경찰 압수수색도 있었지만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당장 사고와 관련해 쉽게 얘기를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 오산 옹벽 붕괴사고 수사전담팀은 22일 수사관 35명을 투입해 이번 사고와 관련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국토부 사조위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 이번 사고와 관련된 조사를 진행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앞으로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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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교차로 사고 현장에 걸려 있는 출입금지 현수막.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으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