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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학생 혁명 1주년…임시정부 “내년 2월 이전 총선 실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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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08. 06. 07:19

BANGLADESH-POLITICS/ <YONHAP NO-3017> (REUTERS)
5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의회 건물 밖에서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의 축출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학생들의 주도로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15년 장기 독재를 무너뜨린 '8월 혁명' 1주년을 맞은 5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임시정부를 이끄는 무함마드 유누스 최고 고문(총리격)이 내년 2월 전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민주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6일(현지시간) AP·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수도인 다카에선 이날 수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집회와 기도회 등을 열며 8월 혁명 1주년을 자축했다. 8월 혁명은 이제 1971년 파키스탄으로부터의 독립에 이은 '제2의 해방'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누스 고문은 연설을 통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인 내년 2월 전에 총선을 실시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이는 민선 정부에 권력을 이양하는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그는 당초 4월 총선을 시사했으나 주요 정당들의 총선 조기 실시 요구를 받아들였다. 라마단은 초승달이 뜨는 시기에 따라 내년 2월 17일 혹은 18일에 시작될 예정이다.

이날 유누스 고문은 지난해 봉기에서 사망한 사람들을 국민 영웅으로 추대할 것이라며 '학생 혁명'에 헌법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7월 선언을 낭독하며 개혁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민선정부로의 권력 이양을 준비하는 임시정부 앞에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가장 큰 딜레마는 하시나 전 총리의 정당인 아와미 연맹의 처리 문제다. 현재 옛 여당이었던 아와미 연맹의 모든 활동은 전면 금지됐고 수백 명의 지지자들도 구금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당한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다. 이 탓에 선거가 자칫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시나 전 총리 반대 운동을 주도했던 학생 단체는 국민시민당이란 정당을 결성한 상태다.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과, 하시나 전 총리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칼레다 지아 전 총리가 이끄는 자마에트에이슬라미당의 고위 지도자들도 유누스 고문의 로드맵 발표에 참석했다.

AP통신은 방글라데시 최대 이슬람 정당인 자마에트에이슬라미당의 존재감이 다카에서 특히 두드러졌다며 "방글라데시는 기로에 서 있고, 각 정당들은 포용의 정치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하시나 전 총리 이후 자마에트에이슬라미당을 비롯한 이슬람주의 세력이 부상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집권 여당으로 유력한 후보라 덧붙였다.

방글라데시에선 지난해 7월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며 시작된 대학생 시위가 하시나 전 총리의 폭력적인 진압에 맞서며 반정부·반독재 투쟁으로 번졌다. 유혈탄압에 군부마저 등을 돌렸고, 마침내 지난해 8월 5일 수천 명의 시위대가 총리 관저를 점령하면서 하시나 전 총리는 헬리콥터를 타고 탈출해 인도로 망명했다.

하시나 전 총리는 현재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방글라데시에서 궐석 재판을 받고 있지만 최근 공개서한을 통해 "나는 총리직에서 결코 사임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사태를 '쿠데타'로 규정하고 관련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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