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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약물 ‘암모니아 흡입제’, NFL서 올해부터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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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5. 08. 06. 09:16

NFL "뇌진탕 증세 막는다"
경기력보다 '안전'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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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 흡입제. /연합
운동선수들의 각성을 위해 흔히 쓰이는 '천연 약물' 암모니아 흡입제가 미국프로풋볼(NFL) 2025시즌부터 사용 금지된다.

NFL 사무국은 6일(한국시간) 이 같은 내용의 공지를 각 구단에 전했다. 암모니아 흡입제는 경기 중은 물론 경기 전후 훈련에도 사용할 수 없다. 하프타임 때에도 사용할 수 없고, 벤치·라커룸 등 모든 공간에서도 암모니아 흡입제를 사용해선 안 된다.

암모니아 흡입제는 '스멜링 솔트'(Smelling salts)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천연 각성제다. 국내에서도 팔리고 있다. 주성분은 탄산암모늄이나 액상 암모니아로, 작은 앰플을 부러뜨리면 냄새가 강한 암모니아 기체가 흘러나온다. 이때 후각을 강력히 자극하면서 순간 집중력을 높이고 각성하는 효과가 있다.

이 기체는 인공 화학물이 아니기 때문에 스테로이드제와 같은 약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에 역도와 복싱 같이 순간적인 집중력이 필요한 종목에서 이전부터 많이 쓰였다. 최근엔 아이스하키나 종합격투기와 같은 격렬한 신체 활동을 동반한 스포츠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

다만 NFL 사무국은 제품의 효과보다 선수들의 안전에 초점을 맞췄다. 과학적인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점은 물론, 무엇보다 잦은 충돌로 뇌손상 우려가 있는 미국풋볼 경기 특성상 강한 각성이 되레 뇌진탕 증상을 덮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NFL 사무국은 암모니아 흡입제 사용 금지라는 조치를 내렸다.

NFL 사무국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암모니아 흡입제의 정신력 향상과 에너지 증진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다고 밝혔다"면서 "뇌진탕의 잠재적 징후를 가릴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NFL 선수들이 암모니아 흡입제를 가장 많이 쓰는 때는 경기 중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다. 강한 충격 뒤 뇌진탕 증세를 겪으며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선수들은 암모니아 흡입제를 활용해 금세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암모니아 기체가 후각을 강하게 자극한 것에 따른 효과다.

이런 각성 효과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경기 중 특이한 경우에만 이를 활용하지 않고, 경기 전 흡입하기도 한다. 집중력을 효과적으로 높여주고, 경기 전 각성을 통해 경기력을 높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아예 암모니아 흡입제를 루틴처럼 쓰는 선수들도 있다.

선수들은 이 같은 사무국의 결정에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구단의 타이트엔드 조지 키틀은 암모니아 흡입제 금지 기준을 완화해줄 것을 NFL 사무국에 요청했다. 하지만 사무국은 기존 입장을 번복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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