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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發 실적 타격 본격화…SKT, 하반기가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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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8. 06. 16:46

2분기 영업이익 3383억, 전년비 37% 급감
유심 무상 교체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 탓
5G·유료방송·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일제히 '뚝'
하반기도 정부 과징금 등에 실적 하락 불가피
화면 캡처 2025-08-06 150823
/SK텔레콤
SK텔레콤의 '역대급' 유심 해킹 사태발(發) 실적 타격이 본격화됐다. 2분기 유심 무상 교체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 탓에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급감했다.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넘겼던 상반기 영업이익은 1년 만에 9000억원대로 내려갔다. 더 우려되는 건 하반기다. 위약금 면제 조치에 따른 손실이 당장 3분기부터 반영되는데다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추정되는 정부의 과징금 처분도 남아있다.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3388억원, 영업이익 3383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37.1% 각각 감소한 수치다. 2분기 영업이익 급감은 지난 4월 유심 해킹 사태에 따른 유심 무상 교체와 영업중단으로 인한 대리점 손실 보상 등이 영향을 미쳤다. 별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1350억원, 25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44.3% 줄었다.

사업별로 보면 매 분기 1~2%대 성장을 이어왔던 무선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든 2조62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유심 해킹 사고를 신고한 4월 22일부터 위약금 면제 마감 기한인 7월 14일까지 80만명 이상의 무선 가입자 이탈을 겪었다. 2분기 기준으로 보면 직전 분기와 비교해 5G 가입자가 24만명 가량 줄었다. 0%대를 유지했던 월평균 해지율도 2분기 1.6%로 크게 올랐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 역시 결합할인 가입자 이탈로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직전 분기 대비 10만명 가량 감소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4만여명 줄었다.

AI 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가동률 상승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108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AIX(기업용 AI 서비스) 사업도 B2B 솔루션 판매 확대에 힘입어 15.3% 성장한 468억원을 기록했다. AI 에이전트 '에이닷'은 지난달 기준, 누적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신사업의 선방에도 하반기 불안감은 더욱 커진 상태다. 3분기를 기점으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계 가장 큰 관심은 위약금 면제 조치로 인한 손실 규모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의 제재 수위다.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5월 국회 청문회에서 위약금 면제 시 3년간 7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회사 안팎에선 많게는 1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보위도 이르면 이달 과징금 액수를 결정할 전망이다. 개보위는 유심 해킹 사태를 '역대급 사고'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한 바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무선 사업 매출 등을 기준으로, 과징금이 최대 3000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양섭 SK텔레콤 CFO는 6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사이버 침해 사고에 따른 재무적 임팩트는 2분기부터 반영되기 시작했고, 하반기에는 조금 더 큰 폭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17조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영업이익 역시 전년 수준을 하회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일시적인 실적 영향이 불가피하지만,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며 "본업의 펀더멘털을 갖고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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