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구미호, 발레를 만나다…M발레단 신작 ‘구미호’, 23일 소월아트홀서 초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07001450402

글자크기

닫기

성희제 기자

승인 : 2025. 08. 07. 15:10

전통적인 클래식 발레의 문법 위에 판타지 요소 가미
M발레단이 창작발레 신작 '구미호'를 오는 23일 서울 소월아트홀에서 초연한다. 서울문화재단의 공연장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된 이번 공연은 한국 전설과 현대 발레를 접목한 대형 창작 무대로, M발레단이 차세대 대표 레퍼토리로 발전시키고자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이다.

구미호는 M발레단이 지난 2022년 선보인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이후 다시 한 번 창작발레의 저력을 증명하는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고대 설화를 바탕으로 한 이번 작품은 전통적인 클래식 발레의 문법 위에 판타지와 드라마적 요소를 결합해 새로운 형식의 한국형 발레를 시도한다.

특히 이번 무대는 인간과 신수, 사랑과 저주의 경계를 넘나드는 구미호의 이야기를 통해 아름다움과 비극, 신비로움이 공존하는 서사를 그려낸다. 

양영은 M발레단 단장이 안무·연출·대본을 맡고, 작곡가 나실인이 음악을 담당해 현장에서 라이브 연주로 무대의 몰입감을 더할 예정이다.

양 단장은 “구미호는 누구나 알고 있는 전설적 존재이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현대적인 감정과 인간 본능을 발레 언어로 풀어내고자 했다”며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괴물과 요괴가 대중적 소재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방식의 한국적 판타지 발레를 만들어보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극중 미호역을 맡은 박은비 발레리나(왼쪽)과 수호역을 맡은 김희현 발레리노.
작품은 전설 속 여우 ‘구미호’를 남성 캐릭터 ‘애호’로 재해석해, 인간 소녀 ‘소화’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특히 애호와 소화가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펼쳐지는 파드되(pas de deux)는 금기를 넘어선 비극적 사랑의 정수를 담아 작품의 백미로 손꼽힌다.

이와 함께 여우 무리의 군무 장면은 M발레단의 집단적 에너지와 테크닉이 극대화된 구성으로, 시각적 완성도와 서사적 긴장감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이번 무대에는 M발레단의 주역 무용수들과 객원 무용수가 총출동한다. 신수 ‘수호’ 역에는 김희현, 인간과 사랑에 빠지는 구미호 ‘애호’ 역에는 정용재가 출연한다. 귀신을 품고 태어난 소녀 ‘소화’ 역은 공연 시간에 따라 현지연(14시)과 우은영(17시)이 나눠 맡아 각기 다른 분위기의 해석을 선보인다. 여우 무리의 수장 ‘미호’ 역은 박은비가, 인간 사회의 갈등을 상징하는 ‘화민’ 역은 이창희가 맡았다.

M발레단 측은 “단순한 전설의 재현을 넘어, 구미호를 지혜와 풍요의 상징으로 재해석해 상징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춘 무대를 구현하고자 했다”며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몰입감과 상상의 세계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M발레단은 2015년 창단 이후 ‘한국 발레의 정체성 구축’을 모토로 창작 및 재안무 작업에 집중해 왔으며, 2024년부터는 소월아트홀의 상주단체로 활동하며 지역 문화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성희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