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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시위대, ‘학생집단구타 항의’… 해산명령 불응에 ‘무력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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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5. 08. 07. 10:47

무장 공안, 도로봉쇄하며 강력진압
시위대 강제연행 "유혈진압" 증언
시위대의 해산명령 불응은 이례적
청소년 범죄 '강력처벌' 여론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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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집단구타 사건을 미온적으로 처리한 중국 공안당국에 항의하기 위해 모인 시위대가 무장한 공안들에게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국에서 벌어진 청소년 집단 구타 영상으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공안당국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자 분노한 시민들이 시위에 나섰다. 항의 시위가 점차 커지자 공안당국은 해당 사건이 '헛소문'에 불과하다며 강경 진압에 나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청소년 집단구타 사건에 항의한 군중들은 가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쓰촨성 장유시 공안은 해당 사건 관련 시위 현장에 배치돼 시위대를 무력 진압하고 있다.

시위를 촉발한 집단구타 영상은 지난달 22일 찍힌 것으로, 영상 속 10대 학생 3명이 1명을 일방적으로 구타하는 모습이 담겼다. 목격자가 현장을 몰래 찍어 인터넷에 올린 영상이 급속도로 퍼졌고, 가해 학생들 부모가 현지 경찰 고위 간부와 변호사라는 소문이 퍼졌다. 공안당국은 이 소문이 거짓이라고 밝히고 가해학생 1명에게 '치안처벌'(경고, 벌금, 구류 등) 에 처했다. 치안처벌은 주로 경범죄자들에게 내려지는 경징계에 해당한다. 다른 2명은 청소년 교화를 담당하는 특수학교로 보내졌다.

이 같은 공안당국의 범죄 처리 방식이 미온적이라고 여긴 중국 시민들은 지역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지난 4일부터 대규모로 모이기 시작했다. 시 정부를 둘러싼 항의 시위가 격렬해지자 공안당국은 무장경찰 투입을 결정했다. 무장 공안의 시위대 강제 해산 과정에서 수차례 무력진압이 이뤄져 "유혈진압이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시위 해산 작업은 5일 오전 3시에 끝났다. 이번 시위엔 최소 400명에서 많게는 1000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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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도로를 봉쇄한 무장 공안에게 항의하는 한 주민의 모습.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대규모 시위대, 공안의 '해산명령 불응'은 이례적… 청소년 범죄 '강력처벌' 여론 커져

장유시 주민들은 시위대 최소 수백명이 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했고,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전했다. 시위대를 무력 진압하는 영상이 퍼지자 공안당국은 이를 차단하고, 더 강경하게 시위대를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영상에선 수십명의 공안이 도로를 봉쇄하고 군중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을 강제 연행하는 모습도 담겼다.

다른 영상에선 시위 참가자들을 체포하는 공안을 막아선 군중들의 항의 모습이 나온다. 공안당국은 이 사건에 대해 "장유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현지 경찰과 정부에서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위대가 해산되자 근처 호텔 직원은 "전날 밤 밖이 매우 혼란스러웠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진 않았다. 추후 공안의 조사 과정에서 받게 될 불이익을 우려한 태도다.

현지 여러 지도 앱엔 수요일까지도 장유시 중심부 도로들이 통제된 것으로 표시됐다. 다만 통제 이유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중국 공산당과 제휴한 온라인 매체 푸앙 관차는 "영상을 리포스팅하는 것을 중단해 달라"며 "일상생활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많게는 1000명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것은 중국 내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지만, 공안당국의 해산 명령에도 불응해 항의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간 공안당국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 고위 간부와 연결된 자들의 중범죄와 가벼운 처분이 반복되자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선 지난해 중학생들이 동급생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암매장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미성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여론이 일고 있다. 여기에 이번 청소년 집단구타 사건과 공안당국의 안이한 처리 방식이 또 불거지자 시위가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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