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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등 외신은 8일 인도 북부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정부의 내무부가 이 같은 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 책 중엔 지난 5일 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활동가인 아룬다티 로이의 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정부 내무부는 연방정부에 의해 임명된 마노지 신하 부지사가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인도 정부의 방침에 따라 이번 금지령이 내려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금지령을 어기면 해당 법에 따라 징역형에 처해진다.
지역 정부 내무부는 "이들 책은 분리주의 정서를 부추기고 인도의 주권과 통합성을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들 책은 젊은이들이 테러리즘을 찬양하고 폭력을 선동하도록 오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명령에 따라 현지 경찰은 전날 인도령 카슈미르의 중심지인 스리나가르 등에 있는 서점을 수색했다. 현지 경찰이 어떤 책들을 압수해갔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금지령에 포함된 책 저자들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갈림길에 선 카슈미르'(Kashmir at Cross Roads)의 저자 수만트라 보세는 인도 뉴스통신 PTI에 자신의 책에는 아무런 관련 내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1993년 이후 카슈미르 등 여러 주제를 써왔다"면서 "저술의 주된 목적은 평화의 길을 찾아 모든 폭력이 종식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사학자 시디크 와히드는 AFP통신에 이번 금지령은 표현과 연설의 자유를 허용하는 인도 헌법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카슈미르는 1947년 영국 식민 지배에서 인도가 독립하고 파키스탄이 인도에서 분리되면서 영유권 분쟁이 시작됐다. 과거 카슈미르를 두고 벌어진 전쟁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양국은 이곳을 나눠서 통치하고 있다.
카슈미르 지역 대부분은 무슬림이다. 반군은 무슬림 국가인 파키스탄 편입이나 자체 독립을 원하고 있다. 1989년부터 활동한 반군은 카슈미르에서 무력을 행사하거나 각종 테러를 벌이면서 국제사회에 알려졌다. 인도는 그 배후에 파키스탄이 있다고 판단한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지난 4월 카슈미르 총격 테러 사태로 전면전 직전까지 맞붙은 바 있다. 인도는 수십명이 사망한 총격테러가 파키스탄 내 조직이 계획한 것으로 보고 파키스탄 영토를 공급했다. 이에 파키스탄은 즉각 반격했고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비공식 핵보유국인 양국은 국제사회의 중재로 무력 충돌을 우선 멈춘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