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보이스피싱 발생만 1만2000건
피해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
보이스피싱범 음성 국과수와 이통3사 탐지·개발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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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열린 'AI 기반 보이스피싱 대응 현장 소통 간담회'에 참석해 "보이스피싱은 앞으로 AI로 더 진화될 것이고 우리가 보이스피싱을 탐지하는 것을 넘어 AI를 활용한 보이스피싱의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지 못하면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함께 방안을 찾자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AI 기술로 보이스피싱 등 민생범죄 예방을 위해 민·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비롯해 KT와 SKT, LG유플러스,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등 관계 기관이 참여했다.
배 장관은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금전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을 수반해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범죄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보이스피싱 발생 현황도 직접 언급했다. 배 장관은 "올 상반기에만 보이스피싱 발생건수는 1만2000여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상반기 피해액만 약 6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해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각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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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한 예방 노력이 지속해서 강조되고 있지만 범죄 수법과 기술이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발생 건수와 피해액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과기부 집계에 따르면 2023년에는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1만8902건(피해액 4472억원)에서 2024년에는 2만839건(피해액 8545억원)으로 1년 만에 건수는 10.3% 증가했고 피해액은 전년 대비 91.1% 늘었다. 올 상반기 집계된 피해액 규모만 6421억원이다.
이에 이동통신 3사들도 정부 기관과 연계해 보이스피싱 예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는 지난달 30일부터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를 본격 개시했다. △보이스피싱 의심번호 사전 탐지 △실시간 AI 음성 분석 통한 탐지·알림 서비스 △AI 탐지정보로 금융거래 차단 기능 등이 대표 특징이다. 탐지 정확도는 95% 이상으로 이 서비스로 올해 2000억원 피해액 규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도 2021년부터 경찰에 신고된 보이스피싱 전화번호의 수·발신을 자동 차단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AI 조작한 가짜 목소리 딥보이스를 탐지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익시오(ixi-O) 앱에서 실시간 보이스피싱 경고 알림을 제공하고 있다.
KT의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과기부 ICT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로 지정되며 규제 장벽을 뛰어넘었다. 그간 개인정보보호법상 보이스피싱 음성은 민감정보로 분류돼 범죄 예방 목적으로 활용하려면 정보주체인 보이스피싱범의 동의를 얻어야 해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과기부가 이 사안을 실증특례로 지정하면서 KT와 국과수가 보이스피싱범의 동의 없이도 음성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이 열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정부기관이 보유한 보이스피싱 성문 정보를 이용해 자사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도록 ICT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과기부는 ICT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2019년부터 현재까지 251건의 규제 사항을 해소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