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상장 이후 최고치, '본업·부업·조직개편' 효과
하반기 '믿음 2.0' 앞세워 AI 사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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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4274억원, 영업이익 1조148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5%, 영업이익은 105.4% 급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당초 시장 컨센서스인 8000억원대를 크게 웃돌면서 분기와 반기 기준 모두 최고치를 달성했다. 회사 안팎에선 본업과 부업의 견조한 성장, 조직개편에 따른 인건비 감소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우선 본업인 유·무선 사업은 시장 포화에도 신규 유입이 늘며 유의미한 실적을 올렸다. 2분기 유·무선 사업 매출은 각각 1조3345억원, 1조78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0.9% 늘었다. 4월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 이후 통신을 비롯해 IPTV·초고속인터넷 결합상품 가입자를 대거 유치하면서다. 실제로 무선 가입자는 1분기 대비 100만명 이상 증가했고, IPTV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같은 기간 5만2000여명, 8만9000여명 늘었다.
2분기 가장 돋보인 건 비통신 사업을 담당하는 그룹사다. 부동산 자회사 KT에스테이트는 서울 광진구 이스트폴 아파트 분양이익으로만 39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다른 실적 공신은 KT클라우드다. 2분기 매출은 2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뛰었다. 글로벌 고객의 데이터센터 이용률 확대와 구축형 사업의 매출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 KT에 따르면 2분기 그룹사 이익 기여 규모는 5461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0% 이상 상승했다. 인건비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KT는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포함한 인력 재배치 작업을 단행했다. 증권가 등에선 올해부터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호실적을 내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8000억원 수준인 점에 비춰보면 이미 두 배를 훌쩍 넘겼다. 3분기부터는 신사업격인 AI 사업에 본격 시동이 걸리면서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KT는 MS, 팔란티어 등과 AI, 클라우드 분야 협력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자체 AI 모델 '믿음 2.0'을 선보이며 AI 사업 수익화를 예고한 바 있다.
장민 KT CFO는 1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빅테크인 MS와의 파트너십을 비롯해 팔란티어와의 독점적인 솔루션 공급 계약으로,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나 한국형 챗GPT 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AI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KT의 AI 전략"이라며 "여러 해 동안 공을 들여온 '믿음 2.0'도 개선을 통해 고객들에게 다가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서비스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좋은 실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판매비 증가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실적과 연계될 것으로 보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