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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선 “베토벤 ‘황제’로 감동 선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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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8. 19. 17:56

34년 만에 벨기에 국립오케스트라와 재회
백혜선 2_제공 H2아트앤컬쳐
피아니스트 백혜선. /H2아트앤컬쳐
"199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때 처음 벨기에 국립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들과 다시 함께 연주하게 돼 너무 기쁘고 설렙니다."

세계적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34년 만에 벨기에 국립오케스트라와 다시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벨기에 국립오케스트라의 첫 내한 공연에서 그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협연한다.

백혜선과 벨기에 국립오케스트라의 인연은 199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해 4위를 차지하며 바이올린 강세 속에 있던 한국 피아노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7~8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황제'에 대해 그는 "아주 적절한 선곡"이라며 "1악장의 웅장함, 2악장의 아름다움, 3악장의 경쾌함을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수많은 무대에서 익숙하게 연주해 온 레퍼토리라 해도 그는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기대대로 가지 않는 게 인생이라 매번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는 곡이라고 생각할 때 오히려 연주가 별로였죠. 늘 최선을 다해야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현재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 피아노학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그는 후학들에게 기본기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음악도 피겨 스케이팅과 같습니다. 기본적인 기술이 갖춰져야 자기만의 것이 나옵니다. 학생들이 기본기를 다 익힌 뒤에야 비로소 자율적으로 맡깁니다." 또한 그는 "지금은 음악만 해서는 안 되는 시대"라며 "다양한 경험이 많을수록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도 풍부해진다"고 덧붙였다.

진로 고민에 빠진 학생들에게는 휴식도 권한다. "음악을 전공한 학생들이 음악 외의 길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 않습니다. 1년 휴학해 다른 진로를 생각한다고 해서 인생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아요."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는 연주자이지만, 후배들의 무대를 들을 때면 솔직한 감정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임윤찬, 김도현을 보면 마치 외계인을 통해 다른 차원의 세계와 접촉하는 기분이 듭니다. 제자들 때문에 더는 설 수 없는 무대가 생겼을 때 제 기분이 어떨지도 궁금합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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