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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체불과 도산 열풍, 中 기업과 근로자 극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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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8. 19. 18:07

청년 실업 17.8% 급상승
당국 발표와는 달리 경기 바닥
임금 체불, 기업 도산 다반사
중국 경제가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체불과 기업의 도산 열풍이 잇따르면서 계속 헤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과 근로자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극한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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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한 배달업체 라이더의 모습. 이 직업도 현재 중국에서는 없어서 못 구한다고 해도 좋다. 중국 경제가 그만큼 나쁘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징지르바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외견적으로 보이는 현재의 중국 경제는 나름 괜찮다고 할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2위 국가의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5.3%를 기록했다면 분명 그렇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하지만 일반 중국인들이 체감하는 현실 경제는 완전히 다르다. 바닥이라고 극단적으로 평가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지난달 25세 미만 청년 실업률이 17.8%를 기록하면서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사실만 봐도 좋다. 6월의 14.5%보다 무려 3.3%P나 상승했다. 경기가 좋다면 쉽게 나타나기 어려운 수치가 아닌가 보인다. 외국 매체들이 최근 중국 경제 당국의 통계 마사지를 의심하고 있는 것은 이로 볼 때 절대 괜한 것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

상황이 이러니 기업들의 실적이 좋을 턱이 없다. 근로자들의 임금이 평균적으로 하락하면서 대대적인 체불 현상까지 나타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베이징의 한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근무하는 30대 후반의 랑셴핑(郞先平) 씨가 "지금 임금을 못 주는 기업들이 전국적으로 엄청나게 많다. 우리 회사는 다행히도 제대로 지급하고 있다. 임금이 깎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의 상황은 장담할 수 없다"면서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공연한 기우가 분명 아닌 것 같다.

어떻게든 끝까지 버티려 하다 도산에 내몰리는 기업들이 속출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특히 대미 수출 품목을 많이 생산하는 공장들이 밀집한 광둥(廣東)과 저장(浙江)성 등에서는 거의 일상이 되고 있다. 도산을 면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제품 생산과 고용 축소에 나서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는 농담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당연히 중국 경제 당국은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금고 역시 바짝 말랐다는 소문이 파다한 현실을 상기하면 달리 방법도 없다고 해야 한다. 부유한 자국민들이 해외에서 올리는 소득에 대한 징세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은 이런 상황을 잘 말해주지 않나 보인다. 중국 경제가 외견적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상당히 엄혹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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