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발표와는 달리 경기 바닥
임금 체불, 기업 도산 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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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세 미만 청년 실업률이 17.8%를 기록하면서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사실만 봐도 좋다. 6월의 14.5%보다 무려 3.3%P나 상승했다. 경기가 좋다면 쉽게 나타나기 어려운 수치가 아닌가 보인다. 외국 매체들이 최근 중국 경제 당국의 통계 마사지를 의심하고 있는 것은 이로 볼 때 절대 괜한 것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
상황이 이러니 기업들의 실적이 좋을 턱이 없다. 근로자들의 임금이 평균적으로 하락하면서 대대적인 체불 현상까지 나타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베이징의 한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근무하는 30대 후반의 랑셴핑(郞先平) 씨가 "지금 임금을 못 주는 기업들이 전국적으로 엄청나게 많다. 우리 회사는 다행히도 제대로 지급하고 있다. 임금이 깎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의 상황은 장담할 수 없다"면서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공연한 기우가 분명 아닌 것 같다.
어떻게든 끝까지 버티려 하다 도산에 내몰리는 기업들이 속출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특히 대미 수출 품목을 많이 생산하는 공장들이 밀집한 광둥(廣東)과 저장(浙江)성 등에서는 거의 일상이 되고 있다. 도산을 면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제품 생산과 고용 축소에 나서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는 농담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당연히 중국 경제 당국은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금고 역시 바짝 말랐다는 소문이 파다한 현실을 상기하면 달리 방법도 없다고 해야 한다. 부유한 자국민들이 해외에서 올리는 소득에 대한 징세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은 이런 상황을 잘 말해주지 않나 보인다. 중국 경제가 외견적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상당히 엄혹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