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헤모글로빈 활용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 물질 개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22010010802

글자크기

닫기

정아름 기자

승인 : 2025. 08. 22. 08:28

헤모글로빈
헤모글로빈의 활성산소 분해 역할/IBS
혈액 속 산소 운반 단백질로 알려진 헤모글로빈이 뇌세포에서도 존재하며 활성산소를 분해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새롭게 밝혀졌다.

22일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사회성연구단 이창준 단장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기덕 뇌과학연구소장 공동연구팀은 뇌 속 별세포에서 헤모글로빈의 항산화 기능을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별세포는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비신경세포로, 퇴행성 뇌질환에서 구조와 기능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퇴행성 뇌신경질환 환자에서 별세포가 반응성 형태로 변하며,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의 일종인 과산화수소가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주변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현상을 확인해왔다. 이번 정밀 분석을 통해 그동안 혈액에만 존재한다고 알려진 헤모글로빈이 별세포 핵 속 소기관인 핵소체에 존재하며, 과산화수소를 물과 산소로 분해하는 항산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그러나 퇴행성 뇌질환에서는 이 헤모글로빈의 항산화 기능이 크게 줄어 신경세포 사멸로 이어지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헤모글로빈의 활성을 높일 수 있는 저분자 화합물 KDS12025를 개발했다. 이 물질은 헤모글로빈의 철 이온과 상호작용해 과산화수소 분해 능력을 최대 100배 강화하며, 부작용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 KDS12025를 투여한 퇴행성 뇌질환 모델 생쥐에서는 신경세포 사멸, 기억력·운동 기능 회복, 생존율 향상 등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루게릭병 모델 생쥐는 발병 시기와 근력 저하가 지연되고 평균 생존 기간이 4주 이상 늘었으며, 파킨슨병 모델은 정상 수준에 가까운 운동 능력을 회복했다. 알츠하이머병 모델 생쥐에서도 공간 기억과 인지 능력이 정상군 수준으로 개선됐다. 노화 모델 생쥐에서는 평균 수명이 약 30% 늘어나, 일부 개체는 일반 생쥐 수명을 넘어 3년 이상 생존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신호 전달과 표적 치료에 게재됐다.
정아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