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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사운드의 귀환…K-팝이 품은 밴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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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5. 08. 28. 13:34

립스티커즈·에이엠피 데뷔…아이돌에 부는 밴드 열풍
가면 쓴 신예→기타 든 걸그룹…확장되는 K-팝 사운드
립스티커즈
립스티커즈/아뮤즈엔터테인먼트
K-팝은 일렉트로닉·하이퍼팝·미니멀 R&B를 지나 기타와 드럼 중심의 밴드 사운드와 생생한 라이브 퍼포먼스로 회귀하며 최근에는 이를 전면에 내세운 데뷔와 아이돌 음악 안의 적극적 도입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28일 가요계에 따르면 신예 밴드 립스티커즈는 지난 27일 첫 정규 앨범 '베슬'(VESSEL)을 발매하며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담은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백 투 유'(Back To You)를 통해 다시 시작점으로 향하는 설렘과 용기를 경쾌한 밴드 사운드로 녹여냈다. 이들은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한 상징으로 '가면'을 착용하고 활동하는 콘셉트를 택했다. 아뮤즈엔터테인먼트는 "정규 1집을 통해 진정한 소통의 포문을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는 5인조 신인 밴드 에이엠피(AxMxP)를 9월 10일 선보이며 2020년대형 밴드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FNC가 씨엔블루·엔플라잉 등으로 이어지는 '아이돌 밴드 명가'라는 전통을 기반으로 한다면 아뮤즈엔터테인먼트는 일본에서 쌓아온 밴드 IP와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역량을 K-팝 시장에 접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각기 다른 기반을 바탕으로 아이돌과 록의 경계를 넘나드는 팀으로 팬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스틸하트클럽
스틸하트클럽/Mnet
방송가에서도 흐름은 비슷하다. Mnet은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틸하트클럽'을 10월 론칭하고 밴드라는 장르를 아이돌 서바이벌의 새로운 형태로 수면 위에 올렸다. 기존의 춤·보컬 중심 오디션에서 벗어나 악기 퍼포먼스와 팀워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쟁 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오디션을 통한 밴드 결성은 드문 일이었던 만큼 '스틸하트클럽'의 실험이 K-팝 시장에 어떤 자극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에스파
에스파 '리치맨/SM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그룹 역시 사운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에스파는 오는 9월 5일 새 앨범 '리치 맨'(Rich Man)을 발매한다. 동명의 타이틀곡 '리치맨'은 거친 일렉 기타 사운드가 돋보이는 밴드 기반 댄스곡으로 중독성 있는 탑라인과 역동적인 전개, 멤버들의 개성 있는 보컬이 어우러지며 에너제틱한 무드를 전달한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앨범은 '지금 이대로의 나로 충분해. 내가 바로 리치맨이야'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자존감과 자기애를 노래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은 새롭지 않다. 이미 FT아일랜드·씨엔블루·엔플라잉·원위·더 로즈 같은 아이돌 밴드들이 무대를 누볐고 잔나비와 이승윤이 아날로그 감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중적 인기를 입증한 바 있다.

이처럼 밴드 사운드를 향한 관심은 단순한 유행의 순환을 벗어나 K-팝의 정체성 확장과 깊은 관련이 있다. 팬과의 '공명'이 중요한 시장 특성상 팬덤의 라이브 선호와 밴드형 퍼포먼스에 대한 목마름이 교차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K-팝 아이돌이 EDM 이후 새로운 사운드를 찾는 과정에서 밴드 사운드는 자연스럽게 회자되는 선택지"라며 "단순한 장르를 넘어 팬들과 공명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밴드 사운드는 다시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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