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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6년전 벤처창업 나선 이웅열…경영 성과 어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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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5. 09. 01. 18:00

직접 세운 5곳 중 3곳 청산, 남은 회사 줄줄이 적자
인보사 사태 소송·주식담보대출 겹치며 부담 가중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2018년 "창업가로서 새로운 길을 걷겠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6년이 지났지만 결과는 초라하다. 직접 설립한 벤처·스타트업 5곳 가운데 3곳은 이미 청산됐고 남은 회사들은 만성 적자와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유전자세포치료제 ‘인보사’의 성분 허위신고로 품목허가가 취소된 이른바 ‘인보사 사태’는 그의 행보에 더 큰 타격을 줬다. 소송비용과 벤처 투자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900억원대 주식담보대출까지 받으면서 재무 부담은 더 커졌다. 

그럼에도 이 전 회장은 지주사 코오롱의 지분 49.74%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50%가 넘는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개인 투자 실패의 부담이 코오롱그룹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이 직접 설립해 자금을 투입한 개인회사는 △생활용품 업체 인유즈 △업사이클링 패션기업 메모리오브러브 △투자회사 더블유파트너스 △낚시 플랫폼 어바웃피싱 △도시락 제조업체 비아스텔레코리아 등 총 5곳이다. 이 가운데 인유즈·메모리오브러브·더블유파트너스 등 3곳은 이미 청산됐다.

인유즈는 2021년 매출 16억2500만원에도 순손실 7100만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 영업손실 3억4500만원을 내고, 2023년 12월 해산을 결의해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메모리오브러브는 매출 실적 없이 영업손실만 누적하다 2023년 4월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약 15억원에 사업을 넘기고 청산됐다.

이 전 회장의 벤처투자 실험의 첫걸음이었던 더블유파트너스도 마찬가지다. 2010년 캐나다 기업 프로셉과 합작을 추진하며 11억원가량을 투자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이후에도 단 한 차례 매출도 내지 못했고 2010~2023년 누적 순손실 17억원을 기록한 끝에 지난 3월 해산을 결의했다.

존속 중인 회사들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어바웃피싱은 2021년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한 뒤 2022년 10억8800만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고, 2023년에는 26억5800만원까지 불어났다. 자본총계는 –47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최근에는 송동현 대표에게 지분 일부를 넘기며 현재는 약 20%만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아스텔레코리아 역시 출범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갔다. 2022년 영업손실은 3000만원, 2023년에는 1400만원이었고, 2024년에는 2억8100만원까지 확대됐다. 자본총계는 –3억1500만원으로 역시 완전자본잠식이다.

문제는 단순한 벤처 실패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전 회장은 현재 939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안고 있으며, 담보로 제공한 코오롱 주식은 보유분의 99% 이상,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식도 95% 이상이다. 담보 여력이 사실상 소진된 상황에서 매년 약 45억원, 매달 약 4억원의 이자를 감당해야 한다.

여기에 '인보사 사태' 관련 소송 부담도 겹쳤다. 인보사케이주(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골관절염 치료제로,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로 세포·유전자치료제 품목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성분 허위 제출 사실이 2019년 드러나며 허가가 취소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행정처분과 투자자 손해배상 소송의 피고가 됐고, 이 전 회장 역시 형사 사건 피고인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형사 사건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민사 소송에서는 주주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이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그룹과의 거래는 이어왔다. 2023년 본인이 보유한 서울 성북구 토지를 코오롱그룹 계열사 건물 부지로 제공하며 지상권을 설정했고 그룹으로부터 매년 약 1400만원의 지료를 받고 있다. 또 메모리오브러브의 사업부문을 그룹 계열사에 매각한 전례도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향후 이 전 회장이 개인 부채를 줄이기 위해 그룹 자산을 활용한 거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회장 투자 건은 개인적으로 퇴임 이후에 하신 부분이라 그룹 입장에서 가타부타 말하기가 곤란하다"며 "개인적으로 하는 일에 대해서 회사가 평가나 전망을 내놓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메모리오브러브 사례와 관련해서는 "당시 주문 제작 기념 아이템을 하는 법인이었고 패션 유통 계열사(FnC)와 시너지 차원에서 사업을 넘겨받은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신사업 전략과 연결해 언급하기에는 어폐가 있지만 당시에는 기존 사업과의 연계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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