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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ICBM 개발 공개한 北… 외교 존재감·북미대화 ‘투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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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 정채현 기자

승인 : 2025. 09. 02. 17:50

중국 방문 직전 미사일 연구소 시찰
핵보유국 과시 중·러와 어깨 나란히
美 압박해 대미협상 주도권 노림수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1일 미사일 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연구소를 방문해 탄소섬유 복합재료 생산 공정과 대출력 미사일 발동기 생산 실태를 파악했다고 2일 보도했다. /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한 2일 관영매체를 통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공개한 것은 핵·미사일 무력을 과시해 중국·러시아와 다자외교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북미대화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투트랙 전략'으로 분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중국으로 출발하기 전 미사일 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연구소를 방문해 탄소섬유 복합재료 생산 공정과 대출력 미사일 발동기(엔진) 생산 실태를 파악했다고 2일 보도했다.

통신은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리용한 신형 고체 발동기(엔진)의 최대 추진력은 1960kN(킬로뉴턴)으로서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9형 계렬들과 다음세대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20형에 리용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31일 ICBM 화성-19형을 시험발사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약 1년 만에 최대 추진력을 크게 높인 신형 ICBM 개발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화성-19형 시험발사 당시에도 다탄두 ICBM을 확보한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번엔 추진력을 훨씬 높였다. 이는 더 많은 탄두 또는 더 큰 탄두를 실은 미사일을 준비 중이라는 뜻을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2022년 12월에 고체연료 엔진 첫 지상분출시험 때 140tf(톤포스)의 추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발표한 1960kN은 약 200tf로 추력이 60tf가량 강해졌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추력을 늘리면 더 높이, 더 큰 무게(더 많은)의 탄두를 쏘아 올릴 능력을 확보할 수 있고, 미사일 추진체 구조도 단순화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북한이 방중 직전에 한층 고도화된 미사일 개발 사실을 공개한 데는 시진핑 중국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는 다자외교 자리에서 핵보유국으로서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1일에도 자강도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요 군수기업소를 찾아 미사일 자동생산공정체계를 파악하는 등 연일 미사일 관련 행보를 펼쳤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러시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핵보유국 위상과 동북아에서의 전략적 지위, 중견 핵국가로서의 위상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시진핑, 푸틴과 어깨를 나란히 함으로써 사실상 간접적인 북한 핵보유국 지지 효과를 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북중러 밀월 관계를 과시함과 동시에 미국 본토를 직격할 수 있는 최신형 다탄두 ICBM 개발 사실을 대내외에 공개한 것은 완전한 대미 협상용 행위라는 분석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 이후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직접적인 타격능력을 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화성-20형 개발을 시사하면서 미 본토 타격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북한은 전승절 참석과 신형 ICBM 공개를 통해 대미협상력을 높이려는 생각이다. 북미대화를 요구하는 포석"이라고 말했다.
지환혁 기자
정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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