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하락 전 '막차' 심리 확산
대외 불확실성 겹치며 안전자산 선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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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부각과 함께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위헌 판결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의 재정 악화 우려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9월에도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쏠릴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월 말기준 954조73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9조8719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 7월에도 12조9257억원이 증가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10조원 안팎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앞서 정기예금 잔액은 4월 922조원에서 5월 940조원으로 늘었다가 6월 931조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후 7월과 8월 잇따라 큰 폭으로 늘며 두 달 새 20조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함께 맞물리며 자금이 빠르게 은행으로 유입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7월에는 총수신이 약 1조5000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정기예금은 12조9000억원 이상 늘었다. 반대로 수시입출식예금은 17조원 넘게 빠져 단기성 자금은 유출됐다. 그러나 8월에는 흐름이 달라졌다. 총수신은 33조7000억원 늘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반등을 기록했고, 정기예금도 9조8000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도 4조5000억원 증가로 전환하며, 투자 대기성 자금까지 은행권으로 유입됐다.
예금 증가 배경으로 막차 수가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50%로, 올 초 3.08%에서 0.58%포인트 떨어졌다.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빠르게 낮추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예금 가입의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자금은 한층 더 예금으로 쏠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둘러싸고 항소 법원이 위헌 판결을 내렸고, 대법원 심리가 진행되면서 효력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의 재정 악화 우려까지 부각되면서, 국내 코스피 지수가 반등했음에도 위험자산 선호는 약화된 채 자금이 예금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예금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가입하려는 막차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예금자보호 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된 만큼 일부 자금이 저축은행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