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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ELS 과징금’ 최대 변수로… CET1 비율 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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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5. 09. 07. 17:49

홍콩 불완전판매 과징금 6.3조 추정
수익 악화·위험가중자산 증가 불가피
KB 1.85%p 등 CET1 비율 하락 예상
하반기 기업대출 확대와 겹쳐 부담↑
현실화땐 주주환원 규모 영향 전망
홍콩H지수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이 하반기 금융그룹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재명 정부가 '소비자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과징금 책정에 최대 비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비용 발생에 따른 일시적인 수익 악화는 물론,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에 따른 보통주자본(CET1) 비율 악화까지 예상된다. CET1 비율은 보통주·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된 보통주자본을 보유자산의 위험 정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 RWA로 나눈 값이다. 금융사의 자본적정성과 재무안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인 동시에, 금융그룹 주주환원 규모의 기준이 된다.

더구나 하반기 실적 성장세 유지를 위해 RWA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대출 자산 확보가 중요한 금융그룹 입장에서는 과징금 발생이 CET1 관리 부담을 더 키우게 된다. 자칫 CET1 비율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올해 이어지던 주가 상승세가 크게 꺾일 수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 신한, 하나, 우리)의 홍콩H지수 ELS 관련 불완전판매 과징금 합은 6조32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들의 홍콩H지수 ELS 판매액 합계는 12조6400억원으로, 여기에 과징금 최대 비율 50%를 적용해 산출한 값이다. 현 정부가 소비자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최대 비율을 반영했다.

각사별로 살펴보면 판매액이 가장 많았던 KB금융그룹의 과징금이 4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금융 1조2000억원, 하나금융 1조원, 우리금융 200억원 순이었다.

과징금은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이어져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보다 더한 우려는 CET1 비율의 악화다. 과징금은 600%의 위험가중치가 적용되기에 당장 RWA 증가를 피할 수 없다. 실제 6조320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4대 금융그룹의 RWA는 약 34조70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후 주주환원 규모의 기준 지표인 CET1 비율 중요해지면서, 그동안 금융그룹들은 CET1 비율 개선에 집중해왔다. 이들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이나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EC) 등 지표를 적극 활용해 수익률은 다소 떨어지지만, 안전성이 높은 방향으로 대출 자산을 구성해왔다. 이를 위해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은 올 상반기 기업대출 성장을 억제해 온 바 있다.

하지만 홍콩H지수 ELS 과징금만으로 CET1 비율은 상당한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 상상인증권은 과징금 최대 비율 50%가 적용될 경우 CET1 비율은 KB금융 1.85%포인트, 신한금융 0.58%포인트, 하나금융 0.6%포인트, 우리금융 0.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물론 이들이 선제적으로 배상을 진행했기에 과징금 규모는 예측보다 작을 가능성이 있지만, 과징금 부과가 CET1 비율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문제는 하반기 경영환경이다.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인해 이자이익 개선을 위해선 기업대출 자산을 확보가 불가피하다. 4대 금융그룹은 하반기 적극적인 기업대출 확대를 예고했으며, 8월 말 4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의 기업대출 잔액 합은 689조3239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708억원 증가했다. 한 달 만에 올 상반기 전체 증가액을 넘어선 것이다.

하반기 실적 성장을 위한 기업대출 확대로 CET1 비율 관리에 부담을 주는 가운데, 과징금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금융그룹의 고민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홍콩H지수 ELS 과징금 이슈는 금융주의 주주환원 규모를 근본적으로 저해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조(兆)단위 과징금이 현실화된다면 주주환원 모멘텀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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