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문잔치 음식문화도 미래무형유산 발굴·육성 공모사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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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밭담은 삶의 몸부림이다. 흙 속에 뭍이고, 박힌 돌을 꺼내어 옥토를 만들어 냈다. 제주 전역은 제주 선조들의 그 수고스러움이 그대로 베어있다. 제주의 선조들은 이러한 친환경의 의미를 예견하였나보다. 그 높은 지혜와 생활환경에 대한 공간 연출은 오늘날 제주의 삶을 만들었다.
그것 중 하나인 제주돌담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고, 돌담쌓기는 제주무형유산으로 오는 22일 지정 고시한다고 제주도세계유산본부가 19일 밝혔다.
◇돌담 쌓기는 제주인의 삶과 혼
화산섬 제주의 독특한 자연환경에서 탄생한 전통 기술인 '제주 돌담 쌓기'가 제주특별자치도 무형유산으로 공식 지정된다. 천년 넘게 제주 전역에서 이어져온 돌담 쌓기 기술이 제주 문화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무형유산으로 인정받게 됐다.
제주도는 화산섬 특성상 전 지역에 돌이 산재해 있어, 돌은 주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극복해야 할 대상인 동시에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돼 왔다.
돌은 자재이면서 동시에 주민 삶의 필수적 요소였고, 돌담 쌓기는 제주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반영한 전통기술로 발전했다.
'제주 돌담 쌓기'가 무형유산으로 지정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제주의 자연환경에 적응해 형성된 전통적인 돌쌓기 기술로, 틈을 두고 쌓는 구조적 특징을 지녔다. 농경지 경계 담장 및 바람막이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돼 공동체 생활 가운데 자연스럽게 전승돼 왔다.
또한 지역적 특성과 기술 양상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현재도 도내 각지에서 지역 기술자인 일명 '돌챙이'들에 의해 돌담 쌓기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관련 기술과 용어, 시공 방식 등에 대한 정리와 체계화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제주 전역에서 이어지는 지역 생활문화로서 제주문화의 정체성과 대표성을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제주 돌담 쌓기'는 자연환경에 적응한 축조 방식과 공동체 중심의 전승 양식을 갖춘 점에서 역사성·대표성·지속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무형유산으로서 지정가치가 높다고 인정됐다.
제주 돌담 쌓기'는 보유자 및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는 공동체 종목으로 지정됐다. 돌담 쌓기가 제주 특정 지역에 한정돼 전승되는 생활관습이 아니라 제주 전역에서 이뤄진 전통 기술이기 때문이다.
고종석 세계유산본부장은 "제주의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전승돼 온 제주 돌담쌓기를 무형유산으로 지정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신청기관인 돌문화공원관리소와 함께 제주 돌담 쌓기 기술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에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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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주의 전통적 혼례 방식인 '제주 가문잔치와 음식문화'가 2026년 국가유산청 미래 무형유산 발굴·육성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소멸위기의 전통문화 계승·발전을 위한 전승체계를 구축하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가문잔치는 혼례전일에 신랑과 신부집에서 열린다. 특히 신부집은 잔치의 하이라이트다. 신부가 준비한 혼수를 신랑 친구들이 신부댁으로 가지러 간다. 신랑상은 최고의 음식으로 채워진다. 혼례 당일은 신부가 신랑집으로 들어오는 첫 날이라 신부상 또한 최고의 메뉴로 채워진다. 제주에서 가문잔치 최고의 꽃은 신랑상과 신부상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 가문잔치와 음식문화'에 대한 전통적 가치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8월 국가유산청에 공모 신청을 했고, 17일 사업 선정 통보를 받았다.
제주도는 이번 공모사업을 통해 전통적 생활관습의 가치를 발굴하고, 향후 국가 또는 도 무형유산으로 지정해 전승환경 조성과 전승체계를 구축해 미래 무형유산의 보전과 진흥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