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현실화 시점 주목"
|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무단 소액결제 사건이 처음 보도되기 전날인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KT의 주가는 4.6% 하락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6.7%, SK텔레콤은 0.7% 각각 상승하며 통신사별로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였다.
KT만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인 배경에는 무단 소액 결제 사건에 이어 서버 해킹 정황까지 드러나며 피해 규모와 범위가 명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는 KT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하지 않은 상태다. 무단 소액 결제 사건이 발생한 뒤 작성된 리포트는 2건에 불과하며 모두 기존 목표가를 유지했다. 이는 고객 피해 보상 방안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관련 비용이 실적 추정치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고객 피해 보상과 보안 시스템 개선에 필요한 비용 부담이 구체화된다면 조만간 증권가도 컨센서스 (실적 추정치) 하향에 나설 전망이다. 오는 24일 국회 청문회에 KT와 LG유플러스 CEO가 참석하면서 고객 보호와 정보 보안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통신사 해킹 이슈를 집중 조명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기업들이 단기적인 비용 부담과 평판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가장 먼저 해킹 사태가 발생했던 SK텔레콤에 대해서도 관련 소식이 전해지고 한달이 지나 증권가에서 목표주가가 줄줄이 하향한 바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5월 SK텔레콤의 목표주가를 6만6000원으로 기존 대비 7% 이상 낮췄고, IBK투자증권과 KB증권도 각각 9%, 6.7%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소액결제 및 해킹 악재가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로는 이제 시작일 수 있다"면서 "아직 자체 보상안을 발표하지 않은 KT와 LG유플러스가 집중적으로 거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실적과 주주환원 정책 등 중장기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는 점에서 추후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KT의 소액결제 사고는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주가의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내년에도 최소 25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이 예정돼 있고 1조 원 규모의 자사주 조기 집행 가능성도 있어 내년 초에는 다시 모멘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