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상실 담은 20~40대까지 감정 담아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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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고은은 22일 오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은중과 상연'은 서로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선망과 원망의 대상인 '은중'과 '상연'의 일생을 15회의 에피소드로 잔잔하게 그린 작품이다. 김고은은 극 중 20대 이후의 은중 역을 맡아 상연 역의 박지현과 밀도 높은 호흡을 그려냈다. 특히 여성들 사이의 우정과 연대를 그린 '워맨스(우먼+로맨스)'가 한국 드라마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최근 분위기와 맞물려 주목 받았다. '상연'이 말기 암에 걸려 '은중'에게 조력 사망을 위한 마지막 여행을 부탁하는 장면은 여전히 가슴에 진하게 각인돼 있다.
김고은은 작품 공개를 앞두고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상연'이에 대한 설명을 듣다가 눈물을 보였다. 이에 대해 "2023년에 가장 가까운 친구을 잃은 경험이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회상했다.
김고은은 "당시 촬영한 작품이 '대도시의 사랑법'이랑 '은중과 상연'이었는데 두 작품 다 우정에 대한 이야기였다"며 "'은중과 상연'은 남겨진 은중이가 상연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상연의 일기를 보며 은중이 대신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처럼 제 안에 있는 기억을 꺼내는 시간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를 끝까지 지켜주고 잘 보내줄 수 있다는 건 흔지 않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며 "마지막 순간에 잘 갈 수 있게 '고생했다. 잘 견뎠다'는 말을 해 줄 수 있으니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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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중'과 '상연'은 작품 속에서 10대, 20대, 30대를 거처 40대에 재회한다. 김고은 다양한 연령의 '은중'을 표현하기 위해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그는 "20대의 '은중'을 표현하기 위해서 체중을 6kg이나 늘렸다. 그러다가 30대와 40대를 연기하면서는 3kg씩 감량했다"며 "10대의 기운이 남아있는 20대의 은중에게선 통통한 볼살을 살리고 싶었고 30대에서는 직업 여성으로서 넘치는 에너지를, 40대에선 차분하게 정제된 태도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촬영이 연대기로 진행 된 덕에 감정선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단다.
선망과 원망의 감정으로 얽힌 두 인물의 서사를 그린 '은중과 상연'은 지난 12일 첫 공개 직후에는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연기와 마음을 은은하게 울리는 감동적인 스토리가 입소문을 타면서 관심 대상이 됐고 지난 20일에는 쟁쟁한 대작들을 제치고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김고은은 "좋은 작품으로 나온 것 같아 안도했다"며 "배우 선배님들과 업계 분들이 유난히 연락을 많이 주셨다. '이틀 밤을 새워 봤다' '너 때문에 수면 패턴이 망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은중과 상연'은 저에게도 삶을 돌아보게 한 작품이었다"며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과정은 힘들지만 그 안에서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