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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갤러리]박수근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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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9. 23. 09:25

투데이갤러리 박수근
산(36×70cm oil on canvas 1959)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로 꼽히는 박수근(1914~1965)의 '산'은 소박하고 진솔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그의 예술 세계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평가된다.

캔버스 위에 펼쳐진 산의 모습은 한국 어디에서나 마주할 수 있는 평범하고 온화한 풍경이다. 작가는 황갈색과 회백색을 주조로 삼아 흙과 돌, 나무의 본질적인 색감을 담아냈다. 덕분에 관람자는 자연과의 친밀한 교감을 느끼며, 편안하고 깊은 정서적 울림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물감을 여러 겹 쌓아 올리고 긁어내는 과정을 반복하여 형성된 두터운 질감은 마치 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딘 화강암을 연상케 한다. 이는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넘어, 인고의 세월을 살아온 우리 민족의 강인한 생명력과 끈기를 상징적으로 담아내기에 더욱 감동적이다.

또한 대상을 단순화하여 굵은 검은 윤곽선으로 형태를 표현하는 기법은 박수근 예술의 정수라 할 만하다. 이는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낸 그의 고유한 화풍을 보여준다.

박수근은 보통학교 이후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창적인 화풍을 일궈냈다. 그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성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적 신념을 지녔고, 늘 주변의 농민과 서민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담아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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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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