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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재보험 가입 당근 특수성 고려안했다” 제주 농가들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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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완 기자

승인 : 2025. 09. 24. 16:26

당근의 발아 조건, 온도와 토양, 수분 고려 안해
문대림 의원 "농작물재보험 제도는 탁상행정"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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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폭염과 가뭄으로 당근 생육 상태를 돌아보고 있는 제주도청 관계자와 당근 농가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제주당근연합회
모든 생물의 생육조건은 자연과학과 일치한다. 특히 식물의 경우 자연생태계와 재배 생태로 나누어지고 있다. 재배 생태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농사이다. 씨앗을 뿌려 발아될 때까지 농부는 1차 가슴앓이를 한다.

발아의 적정한 기본조건은 토양, 온도, 광도, 토양의 수분이 적정하게 유지될 때 생태는 시작된다. 제주처럼 비바람이 많은 곳은 한 가지, 더 추가되는 셈이다. 특히 당근 산지로 유명한 제주지역은 모래가 유난히 많아 강한 바람이 불 때, 발아 시기에 어린 당근 새싹에는 치명적이다.

제주농업기술센터 한 연구원은 이러한 특성은 다른 작물과 달리 당근 발아에 악조건이다. 파종 후 발아의 상태는 기온에 따라 불안전하다.

농사는 이러한 자연의 불안정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작물재보험 제도를 두고 있다. 그래야 농가가 살기 때문이다. 각기 작물마다 발아 시기 등 보험 조건을 다르게 운영해왔다. 가뭄과 폭우, 태풍 등으로 인한 재난지역을 선포하는 것처럼 농사에서 발아 상태는 재난과 같다. 이러한 농가를 헤아려 국가에서 농작물재보험 제도를 두고 있다. 그래서 농가는 국가를 믿고, 자신 있게 농사를 짓는다.

농작물재보험 제도는 2001년 실시되어, 2019년도 당근으로 확대되기까지 근 18년이 걸렸다. 첫해부터 지난 2023년까지는 파종 전 보험 가입, 2024년에는 발아율 50% 이상 시에만 가입을 허용했다. 올해는 80% 이상 발아 시 보험 가입을 허용했다. 이에 대해 국회 소관상임위에서 정부의 기습 발표라며 문대림 의원이 농식품부 장관을 질타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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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하순 제주 농가가 당근을 파종하고 있다./부두완 기자
특히 당근품목은 파종 전, 농작물재보험 가입을 허용했다. 그리고 지난해는 발아율 50% 이상시, 올해는 80% 이상 시만 가입이 허용된다. 이에 대해 당근 농가에 대한 보상면적은 줄어 들것으로 예상된다. 발아율이 80%가 안 되는 농가는 적자상태로 올 한해 농사를 지켜봐야만 한다고 성토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모든 농작물 재해보험 제도는 일괄되게 적용하는 방침이 정해져, 당근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 방침에 정치권과 농가들은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제도는 더 규격화되었다. 이러한 보험제도에 농가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모든 생태계는 조건이 제각각 다르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모든 농작물의 생태 조건을 똑같이 바라보고 있다. 농가들은 이러한 행정을 탁상행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지난 4일 제주 구좌지역을 방문해 농업인들과 간담회를 했다.

그러나 송 장관은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의 마중물에 관한 이야기뿐이였다. 농가들의 요구하는 농작물 재해보험 제도에 대해 발아 전, 보험제도 악용사례를 지적했다. 일부 농가의 보험사기로 인해, 이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발아율에 따라 보험에 가입하도록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경학 제주도의원은 "자동차의 보험사기는 더 많다. 그러면 모든 자동차는 보험사기 때문에 보험 가입을 중단시켜야 하나, 보험사기는 엄연하게 법적으로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되어있다"고 항변했다. .

재배 생태는 자연 생태와 달리, 농사이다. 이러한 조건은 품종마다, 파종 시기마다, 모두 다르다. 농식품부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이 가운데 유독 제주지역 당근은 육지 당근과 달리 파종 시기가 다르다. 육지에서는 3월에 파종하여 6월 이후부터 수확한다. 제주는 8월 전·후부터 파종하여 이듬해 3월까지 수확한다.

이러한 파종과 수확 시기는 바로 품질과 맛, 그리고 당근의 매력인 향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당근의 당도(브릭스)는 과일과 비슷하게 나타내고 있다..

제주도 당근은 7~8월 파종해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생산하는 이유는, 유리한 기후 조건으로 월동 재배·출하가 가능하고, 뿌리내리기에 적합한 흑색화산회토의 사질토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겨울의 지표 온도는 차가운 반면, 땅속 기온은 따뜻하여 추위에 잎으로 갈 영양분이 뿌리식물인 당근으로 몰리게 됨으로써 색상·향·당도 등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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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7일 국회상임위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에게 농작물재보험에 대해 질의를 하고 있다. 특히 문 의원은 당근 재보험 가입조건으로 발아율 80%로 기습 발표는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며, 농식품부 장관을 질타하고 있다./문대림 의원실
당근 농가의 문제가 지난 8월 27일 22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상임위에서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제주시갑) 현안질문에서 송 장관에게 농작물재보험 제도에 대한 책임 있는 행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근 발아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은 없었다.

국회 상임위 당시 상황은 다음과 같다. 문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말은 인용하며 공급자들이 결정해서 통보하는 것은, 수용성에 있어서 완전히 다르다며, 질문을 시작했다. 문의원은 대통령의 지적은 매우 필요한 지적이라며 당근의 발아율에 대해 질문을 이어갔다.

당근의 경우 발아율 기준 자체를 삼아서 만든, 정책부터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근은 이미 발아가 되면 이미 농사는 80%가 된 것이라는 농가의 소리를 전했다. 문 의원은 재해 영향 때문에 발아가 안 되는 것이고, 그것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농작물재보험 제도라고 했다. 그런데 발아율 80%로 기준을 정한다며 따졌지만, 송 장관은 살펴보겠다고만 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당근 농가 강모 씨는 "농사가 농식품부 생각처럼 쉬었다면 왜 농사가 어렵나. 작물은 기온과 수분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농사를 접으라는 거냐. 농사가 공장에서 찍어 내는 제품이냐"며 하소연했다. 이어 "다른 부처도 아니고 농작물을 농식품부가 경공업 공장에서 찍어 내는 제급 취급한다"며 분을 토했다.

문 의원 다시 송 장관에게 아무런 답변이 없다가 이틀 전에야 기습적으로 발표하는 경우는 뭐냐며 따졌다. 이에 송 장관은 한발 물러나는 발언으로 제주에 가서 현장을 살펴보았다고 했다. 송 장관이 발언 이후 관계 공무원들은 제주를 방문하였으나, 일관된 주장만 되풀이했다.

부두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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